올림픽 대표팀 맡은 신태용, '스펀지'를 자청한 이유

다음 달 인도네시아서 AFC U-23 챔피언십 예선 돌입

신태용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전임 이광종 감독이 다져놓은 기반에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일한 경험을 더해 지난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메달을 이끌었던 홍명보 전 감독의 성과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이광종’을 기반으로 ‘울리 슈틸리케’를 더해 ‘홍명보’에 도전한다.

신태용 감독은 급성 백혈병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광종 감독의 뒤를 이어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이끌게 됐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이 끝나고 이광종 감독의 유력 경쟁후보였던 만큼 이광종 감독의 갑작스러운 하차에 그의 선임은 크게 놀라운 소식이 아니었다.

다만 축구대표팀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했던 코치였다는 점에서 대표팀 간의 코칭스태프 이동을 위한 ‘교통정리’가 필요했다. 이는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해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축구대표팀 코치에서 올림픽대표팀 감독으로 영전하는 신태용 감독에게 “밥 한 끼 사라”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당장 다음 달 인도네시아에서 시작될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예선에 출전해야 한다. H조에 속한 한국은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브루나이와 한 조에 묶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앞서는 만큼 조 1위로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릴 본선 출전이 유력하다. 이 대회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아시아 예선을 겸하는 만큼 상위 3개국에 올림픽 출전권이 배분된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연 신태용 감독은 현재 올림픽 대표팀의 선수들이 전임 이광종 감독이 오랜 시간 이끌었던 세대라는 점을 주목했다. 무리해서 자신의 색을 입히는 것보다 이광종 감독이 만들어온 ‘틀’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선수 파악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신태용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회의를 하며 이광종 감독께서 짜 놓으셨던 기본 계획을 알게 됐다. 기존 코치진의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만큼 교체 없이 그대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을 알아가며 ‘즐겁고 재미있게 이기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해 개성있는 축구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태용 감독은 ‘즐겁고 재미있게 이기는 축구’의 예로 지난 아시안컵을 제시했다. 슈틸리케 감독 체제로 실점하지 않으면서도 1골 싸움으로 승리를 이어간 대표팀의 코치를 맡았던 경험을 살려 슈틸리케 감독의 장점을 올림픽 대표팀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올림픽 대표팀은 골을 내주지 않으면서도 2, 3골을 넣고 이길 것이다. 나를 믿어봐 달라”고 목소리를 높인 신 감독은 “힘든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통해 나 역시 자신감을 얻었다. 슈틸리케 감독님이 귀를 열고 선수, 코치들과 많은 대화를 하며 합당한 결론을 내리는 모습이 좋았다. 나 역시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선수들의 희생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고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 신태용 감독은 직전 대회에서 한국 축구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이끌었던 홍명보 전 감독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을 때 후임 감독이 상당히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내가 될 줄은 몰랐다”고 너스레를 떤 신태용 감독은 “다음 달에 열릴 1차 예선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통과하고 나면 초청경기나 합숙훈련을 통해 최종 본선 진출을 위해 노력하겠다. 홍명보 감독이 동메달을 땄는데 다음 대회에서 본선을 가지 못하면 축구팬에게 큰 실망을 안기게 된다. 그래서 본선은 꼭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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