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안전을 챙기겠다", "수수료 감면과 적극적 마케팅 시행 등 입점업체에 실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발언도 전했다.
예고에 없었던 신 회장의 동선이 보도된 건 롯데그룹 측이 현장과 기자실 방문까지 동선 별로 두 차례나 자료를 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이처럼 '직접 나서는 신 회장'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날 회장님이 기자들을 찾은 것은 2007년 이후의 매우 드문 일"이라며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달에는 동반성장위원회와 협약식을 갖고 중소 협력사와 대기업간 상생 체제를 위해 800억원대 동반성장펀드를 추가 출연했다.
갑질 논란이 됐던 롯데홈쇼핑과 관련해서는 신 회장이 '직접' 연간 50억원이 투입되는 투명성 강화안을 챙겼다. 하나같이 '회장님'이 전면에 배치된 행사들이다.
한때는 '은둔의 CEO'로 불렸던 신 회장이 부쩍 대외 활동을 늘인 직접적 배경은 역시 리스크 돌파 성격이 짙다.
제2롯데월드는 안전성 논란으로 지난해 개장 초와 비교해 방문객이 절반으로 떨어진 상태이고, 롯데홈쇼핑의 경우 다음 달 TV홈쇼핑 사업자 재승인 심사가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의연구소 권오인 팀장은 "롯데의 경우 가장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를 갖추고 국내 재벌기업 중에서도 총수 지배라는 특징을 강하게 띄고 있다"면서 "그렇다보니 '회장님이 나서면 다르다'는 메시지도 더 확실하게 주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의 행보에 리스크 관리 이상의 목적이 있다고도 본다. 친형이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벌이는 승계 경쟁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가장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를 가진 롯데 입장에서는 후계 승계 과정에서 잡음을 빚을 수밖에 없는데, 이때 '착한 경영자' 이미지는 이런 잡음을 최소화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며 "그동안 다른 재벌 기업에 비해 사회공헌활동이 적었던 롯데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에는 그런 노림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후계 문제는 총수 체제로 굴러가는 재벌가에서 가장 예민한 이슈다. 당장 신 전 부회장이 지난 해 말 일본 계열사 임원직에서 해임될 당시에도 후계 이슈가 부각됐지만 롯데그룹 측은 "총수 일가의 일"이라고 입을 꾹 닫았다.
그때문에 지금까지도 신 전 부회장이 왜 해임됐는지 확인된 바가 없다. "아버님이 결정하신 일"이라는 신 회장의 발언이 배경과 관련한 유일한 '팩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신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도 안전을 위해 현장을 직접 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주일에 한번씩 들러서 안전점검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1주 단위로 불시에 점검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해 롯데의 부진한 실적과 관련해서는 "유가가 많이 떨어져서 (실적이 좋지 않았고) 올해 4월 이후에는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롯데백화점, 하이마트 등도 작년 12월부터는 (냉장고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조금씩 좋아지는 징조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