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의 추일승 감독은 7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케이티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현민이 연륜이 있는 선수인데 승부처에서 모험보다는 안정된 경기 운영을 해야한다. 정신무장을 더 단단히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현민이 흔들리면 팀 전체가 흔들린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감독의 희망대로 이현민은 정신무장을 단단히 했다.
경기 내내 끌려가던 오리온스가 4쿼터 승부를 뒤집는 데 있어 이현민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컸다.
이현민은 55-60으로 뒤진 종료 6분35초 전 3점슛을 터뜨렸다. 시작에 불과했다. 이어 오리온스는 이승현의 3점슛으로 61-60 역전에 성공했다.
이현민의 본격적인 활약이 시작됐다. 이현민은 스틸에 이은 속공 득점으로 케이티를 한 차례 흔들어놨다. 이어 수비리바운드를 잡은 뒤 과감한 전진 패스로 허일영의 속공 득점을 만들었다.
하일라이트는 다음 공격에서 나왔다. 또 한번 공을 가로챈 이현민은 속공에 나섰다. 공격 코트로 전진하면서도 템포를 조절했다. 절묘한 '타이밍 러쉬'로 뒤에서 따라오는 허일영에게 완벽한 오픈 기회를 제공했다. 허일영의 3점슛이 터졌고 스코어는 68-62로 벌어졌다.
종료 1분37초 전 점수차를 8점으로 벌리는 이승현의 3점슛 역시 이현민의 어시스트에서 비롯됐다.
이현민은 7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하며 오리온스의 74-67 승리를 이끌었다. 4쿼터에서만 5점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베테랑 포인트가드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추일승 감독은 경기 후 "이현민은 우리 팀의 얼굴"이라며 "오늘 안정적으로 잘해줬다. 특히 3점슛이 우리에게 힘이 됐다. 어시스트만 하는 것이 아니고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살린 것이 상당히 냉정하고 좋은 판단이었다"고 칭찬했다.
오리온스의 얼굴이라는 추일승 감독의 표현을 전해듣고 쑥스러운 반응을 보인 이현민은 "믿음을 주시면 책임감을 갖고 팀을 더 잘 이끌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오리온스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24승21패를 기록해 단독 4위로 올라섰다.
한편, 인천 전자랜드의 유도훈 감독은 프로농구 통산 9번째로 정규리그 개인 통산 200승(175패)을 달성했다. 전자랜드는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홈경기에서 74-54로 승리했다.
전자랜드는 22승22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6위를 지켰고 7위 케이티(20승24패)와의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