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첩보물 '킹스맨', '007' 필적할 신사의 품격

[노컷 개봉박두] 핏빛 액션에 잘 버무려진 유머감각…잔인·젠틀·유쾌발랄의 공존

영화 '킹스맨' 베테랑 요원 해리 역의 콜린 퍼스와 신입 요원 에그시 역의 태론 애거튼. (공식 홈페이지 캡처)
벌써 분위기가 뜨겁다. 11일 개봉하는 영화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가 개봉 전부터 입소문을 타고 관객들의 기대감과 호평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쯤에서 우리는 매튜 본 감독의 전작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로 시들어가던 '엑스맨 시리즈'에 인공호흡을 했으며 '킥애스'로 영웅물의 새로운 스타일을 개척했다.

이번에도 그의 특기는 유감없이 발휘됐다. '007 시리즈'로 대변되는 근엄하고 진지한 영국식 스파이물이 아닌, 잔인하면서도 젠틀하고, 유쾌발랄한 스파이물이 탄생한 것.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장면에서는 흥이 넘치는 밴드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의 목이 날아가는 순간에는 불꽃놀이가 벌어진다. 영화 내내 감독의 유머감각은 너무 과하지도, 불쾌하지도 않게 핏빛 액션에 버무려진다. 스파이 신사의 필수품인 고전적이면서도 기발한 무기들은 덤이다.

'킹스맨'의 주인공은 이미 산전수전 다겪은 스파이요원이 아니다. 스파이뿐 아니라 모든 직업과 무관한 삶을 살아온 루저 청년 에그시(태론 애거튼 분)가 바로 그 주인공.


초보 요원 에그시는 자신의 은인인 해리의 업무를 완수하기 위해 단 한번 작전에 투입된다. 그 한번은 '킹스맨'의 모든 액션이 집약됐다고 해도 좋을 운명의 클라이맥스다.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의 초능력자들처럼 요원으로 성장해 나가는 에그시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에그시가 성장할 동안, 영화의 빈 자리를 채우는 이는 '킹스맨'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베테랑 요원 해리(콜린 퍼스 분)다. 만능 스파이답게, 해리는 현장에 홀로 뛰어들어 절도있고 빈틈없는 액션을 선보인다. 그 순간 콜린 퍼스의 젠틀한 이미지는 전통적인 영국 신사의 그것을 벗어나 품격있는 스파이 신사로 거듭난다. 처음으로 액션 영화에 도전한 콜린 퍼스의 선택은 신의 한 수였던 셈이다.

악당 가젤 역의 소피아 부텔라와 발렌타인 역의 사무엘L. 잭슨. (공식홈페이지 캡처)
아무리 매력적인 스파이가 넘쳐나도 악당이 시시하면 흥이 떨어지기 마련. 그런 점에서 '킹스맨'은 전형적이지 않은 독특한 악당 캐릭터 구축에 성공했다.

일단 이미지부터 인상적이다. 악당 발렌타인(사무엘L.잭슨 분)은 힙합 스타일의 요란한 복장을 하고, 항상 자신의 수족인 칼날 의족의 여비서 가젤(소피아 부텔라 분)과 함께 한다. 미국인이긴 하지만 그는 어떤 국가나 권력집단에 소속된 이가 아니며 자유롭게 행동하는 개인이다.

살인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 흑인 특유의 리듬감 넘치는 말투 등 완벽한 악당이라기에는 가벼운 지점이 넘쳐난다. 특히 비틀린 신념을 자신의 부와 권력을 이용해 밀어부치는 모습은 희극적이고, 천진난만하기까지 하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킹스맨'의 정신처럼 매너없는 이들을 응징하는 통쾌한 한판 액션의 서막이 곧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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