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새 대하드라마 '징비록(극본 정형수/연출 김상휘)'이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를 설명해주는 말이다.
서애 류성룡 역을 맡은 김상중은 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주니퍼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징비록'은 류성룡이 임진왜란 7년을 온몸으로 겪은 후 집필한 동명의 저서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난세 속에서 벌어지는 당대인들의 고뇌와 오판, 그리고 극복의 의지를 현실감 있게 그릴 예정이다. 쉽게 말해 명량해전 혹은 이순신 장군에 초점을 맞춰왔던 다수의 작품과 차별화를 두겠다는 것.
연출을 맡은 김상휘 PD는 "조금 더 넓은 관점에서 그 시대를 조명하고 싶었다"면서 "임진왜란에 대해 대부분 잘 알고 있지만, 모르고 있는 부분도 많다. 군사, 정치, 외교 등 총제적인 이야기를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중은 "지금의 우리가 무엇을 반성하고,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를 준비할 수 있게 하는 작품"이라며 "서애 류성룡 선생의 인품을 과연 내가 연기할 수 있을지 걱정과 반성이 많이 했다. 앞으로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촬영중이다"라고 말했다.
또 "요즘 6.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 모르는 분들도 있지 않나. 임진왜란이 이순신 장군만 있던 게 아니구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육지에선 이런 일을 했다는 걸 알리고 싶은 사명감과 책임감이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이산해 역의 이재용은 '징비록'을 국회의원들이 꼭 시청하기를 권했다. 그는 "지붕이 열리면 '태권V'가 나온다는 그 곳(국회의사당)에 계신 분들이 꼭 이 드라마를 보셨으면 좋겠다"라며 "대본을 보면서 지금 대한민국에 던지는 메시지가 적지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역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한다는 점에서 왜곡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 이에 김상휘 PD는 "팩트 자체를 바꿀 생각은 없다. 결국 사람을 다루는 이야기고 당시 선인들이 어떤 의도와 심정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큰 인기를 얻었던 전작 '정도전'의 아성을 넘을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 이날 현장에서도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김상중은 "'정도전'은 무기가 빈약했다. 기껏해야 활 정도였다. 반면 '징비록'은 비격진천뢰 같은 어마어마한 폭탄이 나온다. 그것만으로도 가히 폭발적이다"라며 웃었다.
KBS 조대현 사장은 "'정도전'이 큰 사랑을 받았고 호평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라며 "'징비록'도 역경을 극복한 선조들의 지혜를 배워서 지금의 어려움을 뚫고 미래의 희망을 바라보게 하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 KBS의 모든 힘을 발휘해서 드라마를 제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4일 오후 9시 40분 첫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