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惡은 없다? 박성웅, 악역을 위한 변주곡

"가해자만 하다보니 피해자 되고 싶어…악의 정점 찍고 악역 연기 은퇴"

영화 '살인의뢰'에서 연쇄살인마 강천 역의 배우 박성웅. ('살인의뢰' 공식홈페이지 캡처)
악(惡)에 악(惡)을 더하면 더 강한 악(惡)이 된다. 배우 박성웅이 이번엔 사이코패스 살인마로 돌아왔다.

그는 영화 '살인의뢰'에서 부녀자 10명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강천 역을 맡았다.

박성웅은 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그간 영화 '신세계', '황제를 위하여' 등에서 선보인 악역과 비교하며 "제가 직접 사람을 죽인다.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이기 때문에 (사람을 죽이면서도) 피도 눈물도 없이, 아무 느낌과 감정이 없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강천에게 아내를 잃은 평범한 남자 승현 역의 배우 김성균도 박성웅의 연기에 혀를 내둘렀다. 김성균 역시 악역에 잔뼈가 굵은 배우로, 영화 '범죄와의 전쟁', '이웃사람'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그는 "살인범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면서 "박성웅 선배가 연기한 살인범은 제가 흉내낼 수 없는 강한 캐릭터다. 제가 해도 선배님보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박성웅은 "'신세계'에서 이준구 역할하면 강천이 되는 거다. 그 역할 때문에 (작품이) 들어온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강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박성웅은 3개월 간 혹독하게 몸을 만들었다.

그는 "3개월 동안 꾸준히 운동했다"면서 "촬영하는 날은 전날부터 물을 마시지 못했다. 촬영하면서도 물을 마실 수가 없어서 42시간 내내 물을 못 마신 적도 있다"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악역 전문 배우'라는 인식이 너무도 강한 탓일까. 박성웅은 연기 변신에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성웅은 "가해자만 연기하다보니 피해자가 되고 싶다"며 "제 캐릭터 빼고는 다 욕심이 난다. 너무 강한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는 악의 정점을 찍고 악역에서 은퇴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손용호 감독의 첫 장편데뷔작인 '살인의뢰'는 감옥에 갇힌 연쇄살인마가 수감 3년 후살해 위협에 처하면서 그에게 가족을 잃은 강력계 형사 그리고 평범한 남자가 얽히는 범죄 스릴러다. 배우 김상경, 김성균, 박성웅, 윤승아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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