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성형관광, 1년에 1만 7천여명 유입
-다단계식 브로커에게 70% 수수료 흘러
-한류스타 사진 걸어 중국인 유인해
-문제 생기면 브로커는 잠적하면 그만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홍민철 (한국의료수출협회 사무총장)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눈 성형과 지방 흡입술 등을 받던 중국인 여성이 의식을 잃고 뇌사상태에 빠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환자 유치에만 열을 올린 나머지, 가장 중요한 환자의 안전이 무시됐던 사건이었죠.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런 의료사고가 중국인 성형관광이 과도히 팽창하면서 급기야 터질 것이 터지고야 말았다, 이런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인 성형관광, 과연 어디까지 문제가 곪아 있는지 전문가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한국의료수출협회 홍민철 사무총장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홍민철> 안녕하세요. 홍민철입니다. 반갑습니다.
◇ 박재홍> 요즘 성형수술을 위해서 중국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많이 오는 것 같은데요.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요?
◆ 홍민철> 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1년에 약 한 2만 5천명 정도의 중국 환자들이 한국으로 의료관광을 오는데요. 그 중 70% 정도가 성형환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의료관광객 중에 약 70% 정도가 성형을 위해 오는 것이란 말씀이세요. 이런 관광객을 모집하는 소위 브로커들이 중국 내에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브로커가 어떤 식으로 관광객들을 모집하는 건가요?
◆ 홍민철> 중국도 여러 가지 비정상적인 네트워크 조직들이 많습니다. 소위 말해서 다단계 같은 조직들이 중국에 많이 있고요. 특히 성형의 경우는 전국에 체인화 돼 있는 미용일 네트워크가 가장 큰 모집책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 박재홍> 중국 미용실이요?
◆ 홍민철> 예. 보통 이 사람들은 영업방식이 다단계 방식으로 돼 있어서요. 보통 지방도시에서 미용실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할 때, 코 성형 같은 경우에는 천만 원 정도를 받는다고 하면 실질적으로는 한국에는 한 2, 30% 정도죠. 2, 3백만 원 정도만 주고 나머지는 다단계 수입 배분 원칙에 의해서 나눠주게 되고요.
◇ 박재홍> 미용실 네트워크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는데요. 미용실 안에서 어떤 식으로 성형관광 오실 분들을 모집하는 겁니까?
◆ 홍민철> 제가 지난주에 상해에 갔을 때 상해 중심가에 유명한 성형외과의 간판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거기에 우리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한국의 한류스타 포스터가 성형외과 정문에 사람 두 배 크기로 걸려 있는 것을 봤어요. 예를 들어 미용실에서 성형환자를 모집할 때 한류스타의 사진을 보여준다든지 그러면서 ‘내가 소개하는 병원이 스타를 수술한 병원이다.’, 이런 식으로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이 스타들이 수술했던 병원으로 갈 수 있다.' 이렇게 호객행위를 하는 거네요.
◆ 홍민철> 네.
◆ 홍민철> 환자들이 한국에 오면서 한 가지 수술만 하는 게 아니라 보통 두세 개의 수술을 합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외국 환자들, 특히 중국 성형환자들이 한국에 와서는 한 2천만 원 이상은 지불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박재홍> 2천만 원 이상이요. 그런데 왜 이렇게 비싼 건가요? 중간에 브로커가 개입되는 다단계 방식이기 때문에 의료비용이 부풀려지는 상황인가요?
◆ 홍민철> 그런 부분도 있고요. 그리고 한 가지 말씀 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보통 이걸 업계에서는 채널영업이라고 그러는데요.
◇ 박재홍> 채널영업이요?
◆ 홍민철> 예. 채널영업이라고 그럽니다. 병원이 직접 자체적으로 홍보해서 환자가 알고 찾아오는 게 아니라, 다른 조직을 통해서 환자를 모셔오는 거죠. 그렇게 되면 수수료 비용이 발생하죠.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전국의 미용실을 통해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조직 자체에 조직폭력배가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중국 내 성형외과에서 그런 조직을 통해서 유치하는 건, 아무리 환자를 돈을 많이 주고 데려온다고 해도 사실 병원에서는 반기지 않거든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지금 한국시장으로 진출한 겁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성형 비용들이 조직폭력배에게 들어간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 홍민철> 이건 통계로 나오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요. 그렇지만 제가 느끼는 바로는 상당 부분 그런 조직에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러면 그런 브로커들이 우리나라 성형병원들과 그러면 어떻게 거래를 하는 겁니까?
◆ 홍민철> 사실 처음에는 중국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병원들을 모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에이전시를 통했었는데요. 한 번 통하고 나면 병원도 알게 되고, 가격도 알게 되고요. 그렇게 되면 국내의 합법적인 에이전시를 거치지 않고요. 중국에서 직접 한국 병원으로 연락해서 환자를 보내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인데요. 이건 명확한 불법행위거든요.
◇ 박재홍> 그러면 이런 불법 브로커들을 통해서 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합니까?
◆ 홍민철> 정상적으로 치료가 잘 돼서 환자가 만족하면 사실 아무 문제가 없는데요.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혹은 사망사고나 발생하거나 그리고 성형은 주관적인 요소들이 강하기 때문에 환자가 불만을 제기했을 때 아무도 해결해줄 수 없습니다. 브로커들은 잠적하거나 연락을 끊어버리면 되는 거고요.
병원 입장에서는 비싸지 않게 적정한 가격을 받았고, 또 큰 의료사고가 없다는 식으로 말해서 서로 의견이 대립하면, 이게 하나의 국제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거죠. 이 환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고요. 중국 본국에 가서 기자회견을 하기도 하고요. 얼마 전에 보도가 됐던 것도 사실은 그런 케이스였거든요. 업체 차원이든, 정부차원이든 이런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한 게 사실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말씀하신 대로 중국 언론을 통해서 나쁜 사례들이 퍼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중국 여론이 어떻습니까? 지금 우리나라에 대해서 불법적인 성형이 판친다, 이런 나쁜 여론도 있을 것 같은데요.
◆ 홍민철> 좀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 같은데요. 제가 중국의 성형협회라든지 몇 군데 공적인 조직과 접촉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계획인데요. 이야기를 들어보면, 중국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신뢰입니다. 그 사람들은 신뢰가 깨지게 되면 거래가 끊기는 거고요. 한국 병원을 못 믿겠다고 한다면,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하는 성형 증가세가 당연히 둔화될 것이고요. 아마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 박재홍> 신뢰를 잃었다.
◆ 홍민철> 네.
◇ 박재홍> 말씀하신대로 성형관광, 의료관광에 대한 의료 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있어야 될 것 같은데요. 가장 시급하게 마련될 규제방안은 어떤 게 있을까요?
◆ 홍민철> 불법 브로커라든가 불법적인 수수료 지불행위 같은 것들이 지금 법적 테두리에 벗어나 있거든요. 빨리 이런 것들을 제도권으로 들여오는 게 가장 급선무인 것 같고요. 또 두 번째는 산업적 차원에서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여러 제도적인 그런 장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음성적인 것이 아니라 투명하게 관리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세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민철> 감사합니다.
◇ 박재홍> 한국의료수출협회의 홍민철 사무총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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