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신임 원내대표는 원유철 신임 정책위의장과 함께 이날 오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실을 찾았다. 우윤근 원내대표와 백재현 정책위의장, 안규백 수석부대표가 이들을 맞았고 양측은 소통과 협력을 약속했다.
우 원내대표가 먼저 "유 의원은 17대 총선 때 같이 국회에 들어왔다. 동시대를 고민하고 살았던 귀한 친구"라고 친근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유 원내대표께서 (이완구 전 원내대표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유 원내대표는 "개인적으로 같이 자주는 못만났지만 '훌륭하고 합리적인 분'이라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나나 원유철 의장이나 수를 쓸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서 '신뢰'를 강조했다.
실제로 양당의 원내대표들은 똑같이 '만 57세'다. 유 원내대표는 1958년 1월생으로 우 원내대표(57년 9월생)보다 4개월 정도 젊지만 사회화 과정은 같은 시기에 겪었다. 다만 대학 진학은 유 원내대표가 1976년 서울대 경제학과 입학으로, 군대를 다녀와 전남대 법학과에 진학한 우 원내대표보다 빠르다.
이후 이들은 경제학자와 변호사로 다른 길을 걷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함께 정계에 진출했다. 그러나 같은 상임위원으로 만난 적은 없었다. 유 원내대표는 정무위·재경위와 함께 국방위·외통위를 거쳤고, 우 원내대표는 그동안 법사위원과 농해수위원만 지냈다.
같은 듯 다른 경력을 지녔지만 이들은 당장 3일 첫 주례회동을 열어 현안 논의에 착수하기로 하는 등 '동년배'로서 의기투합을 보여주고 있다.
두 원내대표의 인생 궤적이 비슷한 점이나, 양측 모두 합리적인 데다 '강성'이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여야의 밀월관계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우 원내대표는 이완구 전 원내대표와 우호적 여야관계를 유지해왔고, 유 원내대표 역시 청와대 등을 향해 쓴소리를 해왔지만 야당을 비난한 적은 거의 없다.
야당이 "민생을 살피는 국회, 박근혜정부의 실정을 바로잡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에 적극 협조해나갈 것을 밝힌다"는 공식 논평을 낼 정도로 양당의 우호 수준은 높을대로 높아져 있다.
다만 야당 측 원내지도부의 임기가 3개월여 뒤에 끝난다는 점이 향후 여야 관계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5월 새로 출범할 야당의 원내지도부가 기조를 틀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당장 앞날을 예단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무의미하지만, 야당의 '포스트 우윤근' 체제가 어떻게 성격 지워지느냐가 변수가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