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우승 트로피를 들진 못했지만 희망과 감동을 되찾아 돌아온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남긴 2015 호주 아시안컵에 대한 총평이다.
1일 오후 인천공항에 입국한 슈틸리케 감독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성과는 한국 축구가 원래 모습을 되찾았고 원래 있던 위치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월드컵 이후 실망감이 많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시작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4개월 만에 맞이한 첫 번째 메이저 대회에서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올렸다.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 정상에 오른 것은 27년 만에 처음이었다.
한국은 결승에서 호주에 1-2로 졌다. 그러나 패배 직전의 위기에서 손흥민의 극적인 동점골로 기사회생하는 등 7개월 전 브라질월드컵 당시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투지와 열정을 보였다.
대회 초반 이청용과 구자철이 부상을 당해 도중 하차했고 손흥민을 비롯한 일부 선수들이 감기 증세로 인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대표팀은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투혼의 경기력을 발휘했다. 팬들은 감동을 느꼈다.
슈틸리케 감독은 "어떤 전술을 써도, 어떤 선수가 들어가도 각자 제 역할을 해줬다. 대회 도중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해준 점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제 슈틸리케 감독의 시선은 러시아를 향해 있다. 올해 시작되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아시안컵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고 팬들의 환영도 이끌어냈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금까지 해온대로 꾸준히 잘 준비하고 한발 더 나아가겠다. 우리가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분석을 했고 보완할 점도 나왔기 때문에 보완할 점은 보완해야 한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절대로 이번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더 잘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적인 부분은 발전할 필요가 있다. 수비에서 공을 소유했을 때 빌드업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은 특히 더 발전해야 한다.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찬스를 만들지 못하는 점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