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로 분류되는 유승민 의원이 '정부에 쓴소리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들고 나온 반면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주영 의원은 '대통령을 밀쳐내는 것은 위기를 키우는 것'이라며 서로 미묘하게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청와대가 국회와의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일 오전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책조정강화회의에 참석해 "앞으로는 정부가 입안, 집행 등 정책 추진 전 과정에서 내부는 물론 여당과 국회, 국민과 소통 및 협력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말정산 폭탄논란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백지화 과정에서 불거진 정책 혼선이 발언의 배경이지만, 시각에 따라선 국회와의 소통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둔 예민한 시점에서, '부드러운 소통'을 강조해 온 이주영 후보 쪽에 힘을 실은 발언으로 볼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새누리당 초선 의원은 "정책조정협의는 원내대표가 누가 되든 정부에서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지만, 발표 시기에 있어 좀더 소통을 강조하는 모양새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청와대 움직임에 대해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회의에 대해 들은 바가 없어 답변이 어렵다"며 "당정청의 일체감을 강조하는 원론적인 말이라면 토를 달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정책위의장 후보로 유 의원과 발을 맞추고 있는 원유철 의원 역시 "당이 중심이 돼야 건강한 당정청 관계와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2일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 최경환 부총리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등 의원신분을 갖고 있는 친박계 국무위원들이 참석할지도 관심사다.
청와대가 3일로 예정된 국무회의를 2일로 변경하려다 다시 번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무위원들이 원내대표 경선에 참석할 것을 염두에 둔 결정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유 의원은 "과거에도 국무위원이 참석할 때도 있었고, 아닐 때도 있었다"면서, "이런 문제로 박근혜 대통령이 오해 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비박계 중진 의원은 이에 대해 "박심(朴心)이 실려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이 것이 의원들의 표에 영향을 미칠지는 또 다른 이야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