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한국시각) 호주와 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쉬운 1-2 패배를 당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차분했다. 하지만 한 글자씩 읽어가는 그의 목소리는 분명한 힘이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했다. 개최국 호주를 상대로 연장까지 120분의 혈투를 벌인 ‘슈틸리케호’는 1-2로 석패했다. 비록 아쉬운 패배였지만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회를 지켜본 국민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 읽었다.
그는 자신이 진심으로 느낀 것을 직접 한국어로 이야기하겠다면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 선수들을 자랑스러워 해도 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외국 취재진을 위해 직접 영어로 자신이 말한 내용을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을 향한 국민의 엄청난 기대를 잘 알고 있었다. 오랫동안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한 데다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18년 만에 최악의 성적으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는 점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아 3위’ 자격으로 출전한 아시안컵에서 준우승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준우승이라는 결과는 우리 선수 모두가 열심히 했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다. 바로 이 점이 우리 대표팀의 미래가 밝다는 증거”라고 힘주어 말했다.
비록 아쉬운 준우승이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충분히 우리 선수들이 싸워 이뤄낸 결과를 자랑스러워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가 챔피언이 아니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 우리는 우승 트로피만 없을 뿐 우승팀 못지 않은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어느 팀이 승리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비록 2골을 실점했지만 정신력에서는 우리가 호주보다 더 나았다. 가만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면 두 번째 골을 실점하는 장면이다. 침착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A매치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인 만큼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