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의 아쉬운 마지막, 끝내 울고 말았다

마지막 A매치였던 호주와 아시안컵 결승서 아쉬운 패배

자신의 마지막 A매치였던 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120분을 풀 타임 활약한 차두리(왼쪽 상단)는 경기가 1-2 패배로 끝나자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시드니(호주)=오해원기자
‘로봇’이 울었다.

차두리(서울)는 31일(한국시각)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호주와 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에서 연장까지 120분간 풀 타임 활약했다.


이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던 차두리에게 호주와 결승전은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마지막 경기였다. 후배들은 맏형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해 반드시 개최국 호주를 꺾고 우승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차두리를 마지막 A매치에 선발 출전시켜 멋지게 대미를 장식할 기회를 줬다.

비록 대표팀 은퇴경기였지만 차두리는 여전히 그라운드를 쉴 새 없이 뛰고 또 뛰었다. 오죽하면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를 찾은 호주 관중들도 차두리의 거침없는 돌파에 박수를 보냈을 정도였다. 차두리는 정규시간 90분에 연장 30분까지 120분간 한국의 오른쪽 측면을 지배했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운 1-2 패배.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은 실패했고, 차두리는 좀처럼 경기장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후배들이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을 때도 차두리는 그저 쭈그리고 앉아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여전히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확실한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차두리였기에 은퇴는 아쉬웠다. 결국 차두리는 눈물을 흘렸다. 너무나 아쉬운 마지막 A매치였기에 그도 울고 말았다. 그런 모습을 본 후배들은 섣불리 차두리에게 가지 못했다.

우승을 기뻐하던 호주 선수들도 이 경기가 차두리의 은퇴 경기라는 걸 아는 듯했다. 호주 선수들은 좀처럼 일어나지 못하고 있던 차두리에게 다가와 어깨를 두드렸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한국 선수들을 차례로 격려한 뒤 가장 마지막으로 차두리에게 찾아왔다. 아쉬운 눈물을 쏟던 대표팀의 막내 손흥민(레버쿠젠) 역시 차두리의 품에 안겨 다시 한 번 펑펑 울었다.

결국 차두리는 준우승을 의미하는 은빛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쉬움 가득한 아시안컵을 마치는 차두리를 알아본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밝은 미소와 함께 ‘로봇’의 마지막 A매치를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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