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31일 오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개최국 호주와의 대회 결승전에서 연장전 혈투 끝에 1-2로 졌다.
전반 45분 마시모 루옹고에서 선제골을 허용한 한국.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에 손흥민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면서 우승 환호를 기다리고 있던 호주 관중들을 침묵에 빠뜨렸다.
그러나 한국은 연장전 전반 막판 제임스 트로이시에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고 결국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1960년 대회 이후 55년 만의 첫 우승이자 아시안컵 통산 세 번째 정상 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팀 케이힐과 로비 크루스 등 주축 선수들을 풀가동한 호주는 결국 아시아축구연맹(AFC) 편입 후 세 번째로 출전한 아시안컵에서 사상 첫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은 통산 4번째 준우승을 차지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주전 명단에 변화를 주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측면 수비수이자 수비형 미드필더인 박주호를 왼쪽 측면 공격수에 배치한 것. 장현수를 선발 투입해 기성용과 함께 중원을 지키게 했다.
이는 호주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이자 공격의 첨병 역할을 맡고있는 마시모 루옹고를 앞선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의도였다.
한국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초점을 맞추면서 끊임없이 상대 골문을 노렸다. 전반 막판 손흥민이 날린 두 차례 슈팅이 아깝게 불발됐다. 반면, 골키퍼 김진현은 전반 24분 팀 케이힐의 위력적인 선방을 막아내며 무실점 행진을 계속 했다.
0의 균형은 루옹고의 벼락같은 중거리슛 한방에 깨졌다. 루옹고는 전반 45분 페널티박스 정면 외곽에서 중거리슛을 날려 한국 골문 구석을 찔렀다. 워낙 낮고 날카로운 슈팅이라 김진현이 몸을 날려봤지만 속수무책이었다.
한국은 후반 들어 공세를 강화했다. 초반부터 거친 플레이를 펼친 호주는 전반보다 더 거친 몸싸움으로 한국 선수들을 괴롭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18분 남태희 대신 이근호를 투입했고 8분 뒤에는 박주호를 한국영으로 교체, 기성용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리는 전술 변화를 감행했다. 후반 막판에는 공중볼 다툼에 능한 수비수 곽태휘를 최전방으로 올리는 강수도 됐다.
결실을 맺었다. 후반 추가시간이 시작되자마자 손흥민이 골을 터뜨렸다. 페널티박스 정면 외곽에서 기성용의 짧은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그대로 질주해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호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극적인 동점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연장전 전반 15분 통한의 실점을 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2명과의 몸싸움을 이겨낸 토미 유리치가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김진현의 손에 맞고 앞으로 굴절됐으나 쇄도하는 트로이시가 여유있게 골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