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못하는데 해외파견…" 자살한 회사원 '업무상 재해'

해외 근무 앞두고 영어실력 스트레스

자료사진 (사진 = 이미지비트 제공)
해외 파견 근무를 앞두고 영어 실력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근로자에 대해 대법원이 하급심과는 달리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대형 건설회사 팀장급인 A씨의 유족이 "유족급여 등을 지급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0일 밝혔다.

건설회사 팀장급으로 평범하게 근무하던 A씨는 지난 2008년 쿠웨이트 한 플랜트 건설현장에 시공팀장으로 임명돼 파견에 앞서 열흘 동안 현지 출장을 다녀온 후 급격한 우울증세에 시달렸다.


영어 구사 문제로 팀장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까 봐 우려하며 자책한 것이다.

A씨는 회사 측에 해외 근무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고, 2009년 1월 서울 본사로 발령을 받았지만 추후 사내 평가 등을 두려워 하며 우울감에 시달렸다. 결국 복귀 첫날 사옥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2심은 유족이 낸 소송에서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자살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 재판부는 "예정된 해외파견 근무시 영어를 능통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부담감, 부족한 영어실력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따른 업무상 스트레스로 우울증세가 유발됐다"며 유족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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