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다음 달 11일로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예비 승인 안건을 다룰 것이라고 밝혀 노사 간 갈등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 점점 더 멀어지는 사측과 노조 간 간극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8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금융위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예비인가 안건을 다루지 않았다. 인가요건에 대한 항목이 많아 실무적으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외환은행 노조에 대화 성사를 위한 약 보름이란 시간이 더 주어졌다.
이에 외환은행은 지난 28일 하나은행과의 통합의제와 관련해 세부 협의일정을 노조에 제안했다. 경영진은 협상 마무리 시점으로 다음 달 17일로 하자고 노조 측에 전달했다.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 지난 2012년 체결된 '2.17 합의서'를 대체할 새로운 노사 합의서를 체결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경영진은 점포 통폐합 등 고용안정에 대한 협상과 교차발령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일방적인 통보를 대화 제의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외환은행 노동조합 측은 "협상 도중 노조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통합 예비인가 신청을 강행하면서 대화국면을 파탄 낸 지주측이 이러한 원인 행위의 시정 없이 일방적인 통보를 한 것은 대화 제의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측이 제안한 '14개항'이란 것도 전혀 새로운 제안이 아니며 지난해 이후 되풀이한 기존 주장에 불과하다"며 "외환은행 및 직원에게 ‘실익’이 될 수 있는 내용도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은 투쟁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 노사 간 갈등과는 별개로 금융위 통합 예비 인가 결정할 듯
이런 기류와는 별개로 금융위는 다음 달 11일에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예비 승인 안건을 승인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30일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강연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월 중에는 (승인을)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에 대해서는 "우리는 우리 판단으로 결정한다"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금융위 회의에서 예비인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사 간 합의와는 별개로 통합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예상됐던 시나리오라는 평가다. 금융위가 노사 합의를 전제로 했다면, 애초에 예비인가 신청서를 받지 않았을 것이란 것이다. 다시 말해, 신청서를 받았다는 것은 서류상 문제가 없으면 처리하겠다는 암묵적 동의라는 해석이다.
앞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최근 예정 합병기일을 올해 3월1일에서 4월1일로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