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짓읽고 소리듣는 CCTV, 어린이집 어떻게 될까?

첨단 CCTV 어린이집 손짓…보육전문가 "비교육적 환경 조성 우려"

LTE 기술이 결합된 CCTV (사진=LG 유플러스 제공)
에스원은 '지능형 3D CCTV 솔루션'을 개발해 보급중이다.

이 장비는 CCTV 영상 속 사람의 표정이나 행동을 분석해 비상 상황을 탐지한다.

이 장비가 어린이집에 설치되면 아이가 울거나 교사가 팔을 크게 휘두르는 것이 자동 감지된다.

에스원 관계자는 "이 제품은 공장 등 산업현장에서 재해 예방용으로 개발돼 왔다. 가격이 고가라 어린이집에 실제 설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어린이와 교사들의 움직임을 충분히 포착할 수는 있다고 해 적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영상보안업체 아이브스테클놀러지의 제품은 소리의 높낮이나 파장을 분석해 비명소리 같은 것을 판별해 낸다.

현행법상 CCTV에 녹음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비상상황에 한해 소리를 분석하는 기술은 허용하고 있다.

아이브스테크놀러지 관계자는 "현재는 사건, 사고 발생을 예방하는데 이용되고 있다"며 "앞으로 통신사와 제휴하여 어린이집 등으로 CCTV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는 LTE 기술을 CCTV에 결합했다.

이 CCTV는 HD급의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관제실 PC와 고객 스마트폰으로 보낼 수 있다.

CCTV를 설치하는 비용이나 시간을 줄이고, 필요 시 간편하게 설치 장소를 변경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외에도 웹캠이나 스마트폰을 CCTV 대신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모바일 앱도 나와 있다.

이 앱을 활용하면 별도로 CCTV를 설치하지 않아도 그 기능을 구현할 수 있어, 추후에 중소규모의 어린이집에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린이집에 설치된 CCTV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 같은 첨단 CCTV에 대해 보육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낸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어린이집 교사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건데 이게 머리를 쓰다듬는 건지, 또 다른 아동학대인지 CCTV 화면만으로는 구분을 할 수 없잖냐"며 "아이들이 뛰어와서 안기기도 하고 교사가 안아주기도 하는데 이런 부분도 조심스러워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첨단 CCTV가 오히려 비교육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걱정인 셈이다.

과열된 여론에 편승한 상술이라는 시선도 있다.

육아정책연구소 권미경 팀장은 "아이들이니까 떼를 부리면서 울 수도 있고, 다툼도 많이 일어나고 적응 못하는 아이들도 많이 있는데 그 것을 CCTV에 맡기기는 힘들다. 그런 기술은 CCTV를 원하는 부모들의 마음과 CCTV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이용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정부는 어린이집 학대사건 이후 CCTV 의무설치라는 간단하고 쉬운 대응 방법을 선택했다.

그러나 비교육적 환경조성이나 프라이버시 침해 등 CCTV의 부작용에 대한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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