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주가를 달리던 클라라와 김준호는 각기 계약과 폐업 논란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클라라는 지난해 12월 소속사 일광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이하 폴라리스)에 전속 계약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기획사와 소속 연예인의 분쟁으로는 평범한 시작이었다.
클라라와 폴라리스 측이 여론을 겨냥해 네거티브 논쟁을 이어가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주장은 한결 같았다. 폴라리스 측은 클라라가 계약을 위반하는 행위를 계속해왔다고 반박했고, 클라라 측은 소송 사유인 '성적 수치심'을 비롯, 폴라리스가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해지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맞섰다.
그 중심엔 클라라와 이규태 일광그룹 회장의 스마트폰 메신저가 있었다.
이 회장은 클라라의 연예 활동을 여전히 전 소속사 대표인 김모 씨가 책임지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다. 당시 김 씨는 클라라와 함께 폴라리스에 입사한 상황이었다.
전속 계약 체결 사실을 알리는 사소한 일에도 갈등이 있었다. 클라라는 전전 소속사와의 위약금 문제 때문에 보도 시기를 미루길 강력히 원했다. 그러나 폴라리스는 예정대로 전속 계약 사실을 공개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내용증명이 오가며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고 결국 법적 공방까지 가게 됐다.
여론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을'의 입장이었지만 클라라의 주장은 많은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두 사람이 함께 나눈 문자 맥락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부분이 명확히 없다는 것이 큰 이유였다. '매니저가 여자 연예인의 생리하는 날까지 안다'는 회장의 발언 역시 성적이기보다는 일적인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전 국민이 애도한 레이디스 코드 멤버 고(故) 은비와 리세의 죽음에 대한 태도도 반감을 일으켰다. 소속사와의 관계 문제를 떠나 같은 연예인으로서 고인들을 애도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섹시스타 이미지는 만남을 먼저 권하거나, 사진을 먼저 보내는 등의 행위와 연결지어져 역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평소 클라라를 두고 불거진 거짓말 논란이 더해져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혔다.
설상가상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는 28일 클라라가 두 차례 계약 분쟁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의 연예 활동에 유감을 표했다. 클라라에게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다.
김준호가 대표로 있는 코코엔터테인먼트(이하 코코)는 지난해 12월 공동대표 김우종 씨가 회삿돈 수억 원을 들고 잠적해 소속 개그맨 수익 배분과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잠시 회생을 꿈꾸기도 했지만 결국 코코는 24일 폐업 결정을 발표했다. 당시 코코 측은 일부 소속 개그맨들의 미지급 출연료를 김준호가 자비로 지급했다고 알렸다.
대중은 후배들을 생각하는 김준호의 마음에 박수를 보냈다. 코코 소속의 후배 개그맨들이 연말 시상식에서 김준호를 응원하고 독려한 순간들이 회자되기도 했다.
김준호와 절친한 사이인 개그맨 김대희가 '제이디브로스'라는 회사를 설립한 것도 이 즈음이었다. 코코 측은 26일 보도 자료를 통해 김대희를 주축으로 40여 명의 개그맨들이 모여 회사를 세우게 됐다고 밝혔다.
김대희는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표함과 동시에 김준호의 합류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그러나 이날 코코의 주주들이 들고 일어섰다.
이들은 '폐업 합의 발표'를 포함, 코코의 입장으로 발표된 모든 내용이 허위라고 주장하면서 코코 소속 개그맨들이 제이디브로스에 모인 것에 대해 '계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책임져야 할 김준호가 회생보다는 파산을 요청하고, 동료 개그맨들과 함께 일사불란하게 파산의 길로 갈 수밖에 없도록 했다는 것.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후 한 매체가 코코 폐업 전에 제이디브로스가 설립됐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이에 코코 측은 '제이디브로스 설립 이전에 폐업 논의가 됐으며 회사가 전속계약 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12월 초에 계약이 해지돼 법적으로 (이동이) 문제가 없다'는 반박을 펼쳤지만 그간 김준호가 보여준 모습들은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상승세였던 '의리남' 이미지도 흠집이 나면서 되려 독이 됐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클라라와 김준호가 이 역경을 딛고 다시 설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결국 당사자들의 의지에 달린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