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본 제퍼슨을 바라보는 양팀 사령탑의 시선을 달랐다. 소속팀 창원 LG의 김진 감독은 제퍼슨의 다리가 풀리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 4쿼터 초반에는 교체를 권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적장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제퍼슨은 일당백이다. 혼자 뛰니까 여러가지를 해봤는데 안 지치네"라며 혀를 내둘렀다.
제퍼슨이 LG의 9연승을 이끌었다. 제퍼슨은 27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모비스와의 홈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37점 11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 LG의 81-74 승리를 지휘했다.
제퍼슨의 동료 크리스 메시가 부상으로 뛸 수 없는 상황이라 그의 어깨가 무거웠다.
유재학 감독은 그 부분을 노렸다. 아이라 클라크를 선발 출전시켜 무리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집요하게 제퍼슨을 상대로 공격을 펼치라고 주문했다.
유재학 감독은 "4쿼터에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에 그렇게 했는데 제퍼슨은 지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4쿼터는 제퍼슨을 위한 무대였다. 제퍼슨은 4쿼터에서만 13점을 쓸어담았다.
김진 감독은 경기 전부터 제퍼슨의 체력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경기 초반 클라크의 공세에 대해 "4쿼터 승부를 감안해 체력적인 노림수라고 생각했다. 계속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김진 감독은 2쿼터 후반부터 3쿼터 사이에 제퍼슨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다. 그래서 3쿼터 막판과 4쿼터 초반 제퍼슨에게 교체 의사를 물었다. 그러나 제퍼슨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제퍼슨은 경기 후 체력 문제는 없었냐는 질문에 짧고 강렬한 답변을 남겼다. "괜찮다(I'm OK)"라고 '쿨'하게 말했다.
제퍼슨에게는 의외의 호재가 있었다. 3쿼터 초반 공격제한시간을 표기하는 골대 위 전광판의 고장으로 약 5분 동안 경기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제퍼슨은 "(경기 중단이) 내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