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저가 주유소 "가짜 석유? 품질검사 자신"

"정부 유류세 인하없이 천원대 이하 불가능"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허민호 (대구 달서주유소 사장)

요즘 자고 일어나면 국제유가가 내려가고 또 내려가고 있죠. 이에 따라 전국의 최저가 주유소 경쟁도 치열합니다. 현재 1,200원 대에서 최저가를 계속 경신하고 있는데요. 주로 충북 음성과 대구의 주유소들이 최저가 주유소 타이틀을 놓고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제는 대구 달서주유소가 새롭게 최저가 주유소가 됐습니다. 정품 기름은 맞는지, 앞으로 더 내려갈 수 있는지 소비자들의 궁금증 많을 텐데요.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전국 최저가 주유소가 있는 대구로 가보겠습니다. 대구 달서주유소의 허민호 사장입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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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민호>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사장님 오늘 아침 휘발유 가격은 얼마인가요?

◆ 허민호> 예. 어제랑 동일하게 1,249원입니다.

◇ 박재홍> 1,249원으로 어제 최저가 주유소 타이틀을 가져오셨는데요. 그러면 지금 1,249원이 전국에서 제일 싼 거죠?

◆ 허민호> 의도한 건 아닌데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됐네요.

◇ 박재홍> (웃음) 의도하지 않으셨는데 전국에서 가장 싼 주유소. 다시 말하면 소비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그런 주유소가 되겠네요.

◆ 허민호> 네, 맞습니다.

◇ 박재홍> 손님들이 많이 오십니까?

◆ 허민호> 저희가 염색공단에 위치하고 있어서 원래 물량의 90%가 경유였는데요. 지난주 금요일부터 휘발유를 1,299원으로 했는데 그때부터 물량이 늘어나서 지금은 휘발유가 평소 팔던 물량의 5배, 6배 정도 팔리고 있습니다.

◇ 박재홍> 5배, 6배씩이나 팔리고 있어요? 대단하네요. 그러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시겠네요.

◆ 허민호> 좀 그렇죠. 예전보다는 많이 정신이 없고요.

◇ 박재홍> 지금 서울은 아무리 싸도 1,300원 대인데요. 대체 그 가격은 어떻게 유지하시는 겁니까?

◆ 허민호> 저희는 주유소 특성상 월 임대료와 인건비가 많은 비중을 차지를 하는데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아내와 둘이 주유소를 운영해서 따로 직원 급여가 나가는 게 없고요. 월세도 서울보다는 많이 저렴하다 보니까요, 휘발유는 저희가 마진 없이 서비스 차원에서 휘발유 판매 증대를 위해서 그렇게 판매정책을 잡아서 그렇습니다.

◇ 박재홍> 일단 직원 없이 아내와 단 둘이서 주유소를 하신다고요?

◆ 허민호> 네.

◇ 박재홍> 그러면 사모님이 직접 주유도 하시고요?

◆ 허민호> 주유도 하고 기름차도 몰고요. (웃음) 다재다능합니다.

◇ 박재홍> (웃음) 아니, 그런데 마진이 없이 하시고 있다, 서비스 차원이라고 하셨는데요. 보통 세상에 세 가지 거짓말 중에 하나가 장사 하시는 분들이 ‘하나도 안 남기고 판다, 하나도 안 남는다.’ 이런 말이라고 하잖아요. 정말로 하나도 안 남으세요?

◆ 허민호> 저희가 지금 한 1,270원에서 1,260원 사이가 가격이 형성된다고 보는데요. 거기에서 정유사에서 물량이 많으면 조금 빼주는 가격도 있고 그렇거든요. 그래서 딱 빠지면 정말 많이 남으면 5원이고요. 아니면 거의 마진이 없을 겁니다. 어쩌면 가격이 좀 좋게 안 나오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죠.

◇ 박재홍> 그러면 어떻게 유지가 되는 겁니까? 5원씩 남으면요.

◆ 허민호> 지금 대구는 주유소가 많이 난립돼 있어서 가격 경쟁이 너무 치열하거든요. 주유소가 너무 난립하고 경쟁이 심하다 보니까요. 저가 경쟁하는 주유소들이 실제 저희들이 말씀드리는 기름 업자들이 아닌 사람들이 와서 장난을 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박재홍> 장난이요?

◆ 허민호> 네. 무자료 거래라든지 가짜 기름을 섞어서 팔든지요. 그런 부분에서 지금 주유소가 가장 힘든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대구 달서주유소 (본인 제공)
◇ 박재홍> 그렇지 않아도 너무 싸게 파시니까 다른 지역이나 다른 주유소에서 가짜 휘발유 아니냐, 이런 의심의 눈초리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의심에 대해서 한 말씀하신다면?

◆ 허민호> 안 그래도 어제도 가짜 석유 아니냐, 아니면 다른 정유사의 기름을 받는 거 아니냐, 수입 완제품을 받지 않느냐 이렇게 의혹을 많이 보냈는데요. 제가 2014년 1월 1일부터 이 주유소를 운영을 했습니다. 계약을 위반할 경우에는 보증금은 몰수되고 위약금은 몇 천만 원을 물어줘야 하기 때문에요. 그런 1억원 대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다른 기름을 쓸 이유는 없지 않겠습니까? 저는 지금 당장 석유품질관리원의 품질 검사를 나와도 자신이 있습니다.


◇ 박재홍> 지금 석유품질관리원의 품질 검사를 받고 계신 거죠?

◆ 허민호> 네. 작년에 상반기 한 차례, 하반기 한 차례 품질 검사를 받았고요. 두 번 다 품질 적합으로 나왔습니다.

◇ 박재홍> 품질이 적합하고, 또 직영관리점 차원에서 많이 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에 품질에는 절대 이상이 없다는 말씀이시죠?

◆ 허민호> 그렇죠.

◇ 박재홍> 그런데 같은 대구의 다른 주유소에서 최근에 최저가 타이틀을 달았다가 기름탱크가 동이 나서 다시 1,300원대로 올린 사례가 있었습니다. 사장님도 지금 평상시보다 5배, 6배 늘었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나중에 혹시 또 가격 올리시는 거 아닌가요?

◆ 허민호> 아니요. 그렇지는 않고요. 기름값이 폭등하지만 않는다면 항상 최저가는 안 되겠지만 최저가 수준에 맞춰서 갈 거고요. 기존의 그런 주유소처럼 그렇게 운영하면 고객을 우롱하는 처사밖에 안 되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 박재홍> 이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말씀이고요. 사실 정부에서는 주유소에서 마진폭을 더 줄여야 된다, 이런 식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얼마까지 더 내릴 수 있다고 보세요?

◆ 허민호> 제가 생각하기엔 우리나라는 국제유가가 0원이 돼도 휘발유가 천 원 이하로 떨어질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유소에서 내릴 수 있는 것엔 한계가 왔고요. 우리나라는 국제유가가 0원이 돼서 무상으로 수입을 해도 기름값이 천 원 이하로는 떨어질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볼 때는 정부에서는 주유소 보고 내려라, 주유소는 정유사보고 내려라, 이렇게 하는데요. 제 입장에서는 반대로 유류세를 좀 내려야 현실적으로 국제유가가 떨어진만큼 소비자들에게 와닿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드네요.

◇ 박재홍> 더 떨어지려면 유류세를 인하해야 된다는 입장이시고요.

◆ 허민호> 네, 맞습니다.

◇ 박재홍> 마지막으로 가격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망설이고 있는 다른 주유소 사장님들께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으신가요?

◆ 허민호> 그건 주유소 운영하는 방식이 다 다르니까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특수한 경우인게 공단에 위치하고 있고 큰 차 위주다 보니까요. 운영하는 방식 나름이라 그건 제가 어떻게 말씀을 드리기는 그렇고요. 각 주유소마다 경쟁력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다른 분들의 경우 또 자가 주유소 같으면 월세를 안 낼 수 있으니까 가격을 그 부분에서 낮출 수 있을 것 같고요. 각 주유소마다 낮출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낮추면 소비자들한테 좀 더 싼 기름을 공급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욕심을 좀 버리시라?

◆ 허민호> 그런 건 아니고요.(웃음)

◇ 박재홍> (웃음)

◆ 허민호> 주유소 운영하면서 밥은 먹고 살지만, 예전처럼 주유소 한다고 해서 동네 유지고 큰 부자구나, 이런 상황은 아닙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또 그런 애환이 있으시네요. 오늘도 바쁘실 것 같은데 좋은 하루 보내시고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 허민호> 예.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어제까지 전국 최저가 주유소로 기록됐던 대구 달서주유소의 허민호 사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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