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예술감독에 대한 서울시의 특별감사 결과가 지난 23일 공개됐습니다. 서울시 감사관은 공연 일정 변경 등 문제제기 사항 8건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고, 일부 공공성에 맞지 않는 처신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는 정 감독에게 경고만 내리고 계약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확실히 일부 계약사항만 보완하면 같은 일이 반복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자, 그럼 이걸로 끝일까요? 아닙니다. 그건 이번 조사가 반쪽짜리이기 때문입니다.
잠시 시간을 앞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지난해 12월 5일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가 처음으로 언론과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자신을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명훈 예술감독의 정치적 희생양이라고 했던 때지요.
기자회견이 끝난 뒤 박 전 대표를 쫓아가서 추가 질문 및 CBS 라디오 출연 등을 요청했습니다. 그때 30분가량 사무실 입구에 서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때 그는 이러한 말을 했습니다.
“정명훈 예술감독이 10월 중순 박원순 시장을 만나 ‘나는 재계약 안 한다, 나도 직원들도 박 대표를 싫어한다’면서 10명이 서명한 연판장을 건넸습니다. 정 감독은 12월 초 (한국에) 들어올 때까지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했고, 재계약을 원하는 박원순 시장은 10월말 정무라인을 통해 저(박현정)에게 11월말까지 정리해 달라는 뜻을 전했습니다.그리고 10월 말 서울시 김원이 정무수석이 '예술감독과 시향의 문제점을 정리해 달라'고 하였고, 이를 11월 10일 정무비서관에게 이메일로 보냈습니다.”
저는 서울시에 보냈다는 그 이메일을 달라고 박 전 대표에게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공개하겠습니다’라며 거부했습니다.
#3
12월 23일 저녁 다시 한번 박 전 대표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그날은 서울시 인권보호관이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 폭언은 사실로 밝혀졌다며, 서울시에 징계를 권고한다“고 발표한 날입니다.
광화문 인근에서 퇴근하는 박 전 대표를 만나 두 시간여의 대화 끝에 해당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당시 서울시에서 정명훈 예술감독에 대한 특별 감사 결과가 진행 중이던 때입니다.
제가 박 대표에게 받은 자료는 워드로 31페이지였습니다. 우선 앞의 목록만 보여드립니다.
#4
이 자료를 구한 뒤 서울시와 서울시향(정명훈 예술감독) 측의 입장을 들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먼저 12월 26일 오후 김원이 서울시 정무수석에게 연락했습니다.
당시 김 정무수석은 “자신이 메일을 받지 않았고, 비서관이 받았다”며 내용은 모른다고 했습니다. 이어 “시의회에서 특별조사 요청이 들어왔는데 내용이 중복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니 감사 결과 때 같이 나올 것이다”고 답했습니다.
내용을 모른다면서 중복되는 걸로 알고 있다는 말이 이해는 안 됐지만, 누군가에게 구두로 전달받았을 수도 있으니 그냥 넘겼습니다. 감사 결과가 언제 나오느냐고 물었더니 12월 안에는 나올 것이라 했습니다.
#5
최종 결과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20여 일이 더 걸렸습니다. 박 전 대표의 감사 결과가 약 1주일 만에 나온 것에 비하면 정말 오래도 걸렸습니다. 그때까지도 박 전 대표가 제기한 문제들이 조사에 포함됐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착각이었습니다.
특히 서울시향의 해외투어 일정을 잡는 아스코나스 홀트(AH)에 대한 부분이 빠졌습니다. (마이클 파인 부분은 별도의 건으로 보고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소속사 부분은 제가 자료를 읽으면서도 이게 사실이라면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겠다 싶어 따로 알아보던 것이기도 합니다.
내용이 복잡하니 이해하기 쉽게 예전에 정리한 박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중 아스코나스 홀트 부분만 첨부합니다.
#6
▶가 기자의 질문이고, =가 박 전 대표의 답변입니다.
▶ 서울시 인권보호관 조사 결과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또 부인했던데.
= 인권보호관에게도 말했지만, 내가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건 사실이다. 그게 오해도 많이 불러일으켜서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공사 구분도 살짝 못한다. 그래도 겉으로 포장하면서까지 우아하게는 안 산다. 그게 내가 살아온 궤적이니까.
▶ 폭언을 하지 않았다는 건가.
= 나는 평생 2인칭으로 욕한 적은 없다. 가끔 욕을 하는데, 그때는 3인칭으로 한다. 이XX들은 일을 이렇게 했나, 이런 식으로.
지난 9월 유럽 투어 직후 심하게 화를 낸 적이 있다. 대표직을 그만 둘까도 고민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그때 화가 많이 나 직원들에게 심하게 말했다. 그런데 누군가 그걸 녹음해서 마치 평소에도 그렇게 욕하는 것처럼 만들었다.
다들 내가 욕을 했냐 안 했냐에만 관심이 있지, 왜 그런 말을 하게 됐는지 그 상황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 무슨 상황이 있었나.
= 수년간 그렇게 화가 난 적이 없었을 정도다. 올해 유럽 투어를 가야 했는데, 총 비용 11억이 든 투어이다. 3.5억이 출연료 수입, 약 8억이 시향 예산이었다. 그런데 시향 돈이 모자라 10만원 후원자 400명 정도를 혼자 모았다. 삼성화재 가서 협찬받고, 예전 직원들에게까지 메일을 보내 후원을 요청했다.
유럽투어 연주가 끝난 뒤 파티를 하는데, 비용 700만 원을 서울시향에서 냈다. 그 파티 헤드 테이블에 정명훈 예술감독 부부, 정 감독의 매니지먼트사인 아스코나스 홀트(Askonas Holt) 직원 4명, 마이클 파인(서울시향 공연기획 자문), 도이치 그라마폰 부사장 등 정 감독의 사적인 지인들만 앉아 있고, 인사말도 그들만 돌아가면서 하는 등 그들 중심으로 파티가 진행됐다. 내 자리도 없었다.
파티는 서울시향 관계자와 단원들, 서울에서부터 플랜카드까지 만들면서 따라온 응원단은 배제되는 분위기였다. 단원들은 재미없다고 한두 명씩 방으로 갔고, 예술감독·단원과 함께 좋은 시간을 갖기를 기대한 응원단들도 실망했다. 나는 이들이 함께 즐길 파티를 원했지, 정 감독 지인들 즐기라고 그렇게 발품 팔아 돈을 마련한 게 아니다.
▶ 직원들이 배포한 호소문에서 파티 얘기를 봤다. 내용이 조금 다르긴 한데 우선 계속 이야기해 달라.
= 그렇게 화가 나 있는 상황에서 내년에 미국 서부 투어를 간다고 공연기획팀 직원들이 얘기했다. 미국 서부는 2012년에 한번 갔던 곳이고, 예술감독도 나에게 교포들 상대로 후원회를 결성할 거 아니면 안 가도 되는 곳이라고 얘기했다. 그게 작년 얘기다. 그래서 미국 투어는 진도 빼지 마라, 후원회 만들 수 있으면 가고, 아니면 가지 말자고 했다. 그런데도 날짜를 잡더라.
▶ 해외 투어는 가면 좋은 것 아닌가.
= 해외투어는 크게 3가지가 있다고 본다. 그중 하나는 명망 있는 잘츠부르크 같은, 그런 건 우리 돈을 들여서라도 갈 만하다. 우리도 이런 데 초대받는다고 폼 잡으려고. 처음 가 본 나도 가볼 만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보통 해외 투어는 돈을 벌러 다닌다. 그런데 아직 우리(서울시향)가 그 정도 수준이 안 된다. 아제르바이젠에서 모든 비용을 대줄 테니 오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예술감독이 관심이 없었다. 소속사인 아스코나스 홀트(AH)에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 서울시향 해외일정을 누가 정하는지 아는가. 아스코나스 홀트가 한다. 정명훈 예술감독의 소속사로, 영국 회사이다. 우리나라의 기획사 SM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장 유명한 곳이다.
정 감독에게는 소속사이지만 서울시향 입장에서는 하나의 에이전시 업체에 불과하다. 2010년과 2011년에는 다른 회사를 썼다. 그때는 공연 하나당 1100만 원 정도의 기획료를 줬다.
그런데 2012년 미국 서부는 공연당 AH에게 1400만 원을 기획료로 주고 갔더라. 올해 유럽 투어도 1400만 원으로 책정돼서 내게 서류가 왔다. 그래서 나는 정 감독 소속사인지도 모르고 옛날 수준인 1100만 원으로 협상하라고 했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그냥 기존대로 하면 될 것을 대표가 깎으라고 하니 일이 많아져서 싫었을 거다. 결국 1400만 원에서 1100만 원으로 깎이면서 AH는 총 1200만 원(300만 원 X 4개 해외공연)이 깎인 거다. 나는 그걸 몰랐는데 그날 파티에서 이 관계를 깨달았다.
▶ 그러면 해외투어 비용으로 얼마가 나간다는 건가.
= 2015년에 미국 서부를 가는데 약 14억(출연료 3억, 시향 예산 11억)을 기획했다. 2012년에 갔던 곳을 또 가는 것은 서울 시민의 세금 11억으로 미국 시민들에게 공연을 제공하러 가는 것이다.
단 10여 일의 짧은 해외 투어 기간에 AH와 예술감독, AH 소속 협연자의 수익만 극대화 해준다. 내년에도 AH가 에이전시를 맡았는데 1550만 원으로 올려서 달라고 하더라. 그러면 내년에 미국 서부 7개 도시에 가니, 정 감독에게 4900만 원 X 7, AH에 1550만 원 X 7, 같이 가는 AH 소속 협연자에게 출연료를 준다. 이게 약 6억이고, 여기에 항공료와 숙박비 약 1억을 합쳐 총 7억이 소요되는 거다.
그럼 이 해외투어를 위해 모자라는 돈은 누가 준비하겠나. 내가 또 발품 팔아서 만든 11억으로 가는 건데, 그런 AH가 클라이언트를 이런 식으로 대하는 게 말이 되냐. 그건 나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서울시향을 무시하는 거다. 나는 서울시나 서울시향을 함부로 생각하는 그 외국 사람들도 싫다. 무슨 사대주의도 아니고, 유명한 매니지먼트사라고 하늘같이 받들고. 나는 그런 식으로 갈 수 없다고, 일할 기분 안 난다고 한 거다.
= 화를 냈고, 욕도 했다. 도이치그라마폰도 마찬가지고 우리가 돈 내서 녹음하는 거다. 자비량 출판과 똑같다. 그런데 서울시향에서 돈 받는 사람(AH, 도이치그라마폰)들이 주인처럼 앉아 있고, 내가 케어 하고픈 사람들은 파티장에서 빙 돌다가 가고.
그런데 그걸 화낸 게 문제인가. 내가 직원들에게 그랬다. 너희는 AH 직원이냐 서울시향 직원이냐, 정신 차려라. 심한 말 많이 했다. 그랬더니 그걸 녹음을 했다. 녹음도 안 들어봤지만, 아마 전체는 아닐 거다. 전체를 하면 내가 말한 내용의 일부 나올 거 아니냐. 나쁜 표현만 엮어서 해놓고. 이XX 저XX 한 게 앞에 있는 사람에게 자기에게 얘기한 거 같겠지만, 나는 평생 2인칭으로 욕한 적 없다. 정말 화가 났던 날이고, 근래에 드물게 욕했다.
▶ AH 말고 다른 데랑 계약하면 되지 않나.
= 그래서 직원들에게 얘기했다. 아웃소싱 업체 다양화해라. 2~3개 업체 선정해서 경쟁시켜야 한다고. 그런데 자체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려는 노력은 기울이지 않고 계속 AH에만 비용을 지불한다.
AH가 2015년 가을에 동남아 투어를 기획했더라. 그래서 내가 중국 NCPA와 MOU를 체결해서 직접 공연을 성사시켰다. 그 외 몇 군데도 직접적인 채널을 구축해서 해외공연 도모했다.
즉 대표가 예술감독의 소속사인 AH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직원들은 그동안 하지 않아도 되었던 기획료 할인을 위해 딜도 해야 하고, 자체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MOU 체결 등 새로운 업무를 해야 하니 얼마나 불만이었겠는가.
특히 정 감독 입장에선 소속사 내에서 자기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AH 실적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 직원들과 단원들도 이 사실을 아는가.
= 아마 모를 거다. 나도 대표직을 맡고 1년 반이 지나서야 알았다. 그 파티가 정 감독과 AH의 관계를 알게 된 날이다.
정리하자면 서울시향의 해외투어 일정을 잡아주는 매니지먼트사가 정 감독의 소속사인 AH이고, 이곳이 다른 업체보다 비싼 데도 불구하고 계약을 하는 이유 역시 정 감독의 소속사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소속사가 돈을 벌게 해줘야 정 감독의 소속사 내 입지가 높아진다는 게 박 전 대표의 논리입니다. 사실 확인이 필요하지만, 충분히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의심입니다.
#7
이러한 주장에 대해 서울시향 측도 할 말이 있습니다.
시향 측은 "AH는 예술단체로서 서울시향의 투어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다. 개인 아티스트로서 매니지먼트를 받고 있는 정명훈 예술감독과는 단연 독립적이며 이를 연결짓는 것은 다소 무리"라고 주장합니다.
또한 "AH는 IMG, 해리슨 패럿, CAMI 등과 더불어 세계 공연계의 굴지의 클래식 매니지먼트사로 첼리스트 요요마·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지휘자 사이먼 래틀 등 소속 아티스트만 봐도 그 명성을 알 수 있고, 베를린필·뉴욕필 등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들도 이 회사에게 연주 투어 담당과 매니지먼트를 맡기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므로 "AH의 능력을 의심할 이유는 전혀 없으며, 이 소속사 매니지먼트를 받고 있는 자체가 세계 무대에서 하나의 개런티라고 보면 된다"는 게 시향 측의 입장입니다.
시향 측은 "선정할 때 (단지 비용이 아닌) 서울시향의 인지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저명한 페스티벌을 끌어올 수 있느냐, 100여 명의 오케스트라가 장기간의 순회공연에 연주자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냐를 기준으로 삼는다"면서 "AH는 서울시향의 LA 월트디즈니홀 아시아 오케스트라 초청 연주와 영국의 최대 클래식 축제인 BBC 프롬스에 아시아 오케스트라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고 평했습니다.
또 수수료가 올랐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계약서 상의 금액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해외 투어 총 소요 예산의 4~8%를 수수료로 잡고 있으며, 이 기준에서 보면 오르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처럼 양측 입장이 극명히 갈립니다. 결국 이 문제 역시 감사를 통해 명백하게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8
이야기가 잠깐 다른 곳으로 빠졌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이 글은 박 전 대표를 옹호하고, 정 감독을 깎아내리려는 게 아닙니다. 이런 논란이 될 만한 문제가 있는데, 서울시는 왜 이 자료를 받고도, 조사하지 않았는지 이해하기 어렵운 겁니다.
조사도 안 할 거면서 박 전 대표에게 ‘시향의 문제점’을 왜 정리해서 달라고 한 걸까요. 그냥 생색내기였던 걸까요. 만약 내용을 검토했는데 조사할 필요가 없었다면, 시의회에서 요청한 ‘특별조사 내용과 중복된다’는 말을 일부러 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이번 조사는 반쪽짜리입니다. 모르고 안 했다기보다 의도적으로 안 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조사관이 안 했던가, 아니면 조사관에게 박 전 대표의 자료 자체가 전달 안 된 거겠지요. 아니면 대충 이 정도 결과면 되겠지하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일까요.
박 시장은 지난달 11일 언론사 사회부장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었습니다.
박현정 전 대표에 대해서는 "(박 대표가) 그렇게 직원들을 꾸중해선 성공할 수 있겠느냐. (폭언 등이) 사실이라면 경영자로서 문제가 상당히 있다", 그리고 정 감독에 대해서는 “서울시민이 사랑하는 지휘자가 문제가 좀 있다고 하기로서니 배제해버리면 그 대안이 있느냐"고 했습니다.
조사가 진행 중인데 나온 발언이라 사람들은 이를 ‘가이드라인’이라고 꼬집었죠. 설마 했는데 그 말대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의도했던 안 했던 사실상 형식적인 감사 결과가 나오니 '박 시장이 정 감독의 눈치를 본다', '정 감독의 손을 들어줬다' 등의 평가가 나오는 겁니다.
차라리 감사를 서울시가 아닌 감사원에서 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그랬다면 박 시장은 '정명훈 봐주기'라는 괜한 말을 사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서울시에 바랍니다. 시향을 정말로 서울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교향악단으로 만들고 싶다면 이번에 모든 의혹을 털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 감독 재계약 시기마다 반복되는 이 지난한 논쟁은 또다시 재연될 것이고 그때마다 피해를 보는 것은 서울시민이고, 서울시향 직원들과 단원들일 겁니다.
#10 (추가, 2015. 1. 29, 10:30)
28일 송고된 위 기사 중 박 전 대표의 주장(#6)에 대해 서울시향 측에서 CBS노컷뉴스에 반박 보도를 요청했습니다. 이에 서울시향 측에서 보낸 반론을 아래에 추가합니다.
1) 박현정 전 대표이사가 불쾌함을 표시한 유럽순회공연 직후 저녁식사 자리에 함께한 이들은 모두 서울시향의 업무와 유관한 사람들입니다. 서울시향과의 업무 연관성을 따져보았을 때 예술감독의 사적인 지인으로만 치부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유럽 순회공연 저녁식사자리에서 정명훈 예술감독이 지인들과 헤드 테이블에는 상임작곡가를 비롯해 협연자, 박 전 대표이사의 자리도 마련되어 있었으며 단원, 응원단 모두가 함께 즐기는 자리였습니다. 단지, 대표 예우에 대해 본인 기준에 만족하지 못한 사적인 불만 표출입니다. 2) 순회공연의 최대 목적은 오케스트라의 연주력 제고와 해외 무대에서 인지도를 높임으로써 부가적 홍보효과를 얻기 위한 것입니다. 때문에 서울시향 투어의 우선순위는 명망 있는 무대에 서는 것입니다. 실제로 세계 최고 명성의 몇몇 오케스트라를 제외하고는 돈을 버는 해외투어는 현실적으로 드물며, 대규모 예산을 수반하는 해외투어의 우선순위는 오케스트라의 비전과 미션의 관계이지, 소속사 돈벌이와는 무관합니다. 3) 2015년 해외 매니지먼트 수수료 금액은 확정된 사항이 아니며, 박 전 대표가 밝힌 금액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협상 진행 중에 있습니다. 4) 순회공연에 투입된 서울시향 예산 8억 중 대부분은 2013년도 재단 잉여금이었습니다. 전 대표가 순회공연을 위해 끌어왔다는 금액, 10만 원 후원 400명에 대한 2013년 (소액후원제도 2013년 10월 최초도입) 실적은 약 7000만 원으로 순회공연에 투입된 부분의 예산이 박 전 대표의 공로로 진행되었다고 보는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오히려 지속적으로 순회공연을 지원한 스폰서 관리가 박 전 대표 부임 후 지속되지 않아 2014년 순회공연 협찬 유치에 실패한 사실이 있습니다. 5) 북미 현지 홍보 활동에 대해서도 전 대표이사의 확인이 완료된 사항이었습니다. 전 대표이사는 사적인 감정으로 본인이 지시한 내용에 대해 재단 사업 자체를 부인하고 있으며, 직원들이 이를 무시한 것으로 왜곡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현지 시즌 티켓 판매를 위한 홍보 활동에 대한 확인은 물론, 2013.10월 북미현황보고 결재를 완료한 바 있습니다. 2015. 1. 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