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협은 26일(한국시각)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이라크와 2015 호주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호주와 조별예선부터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이정협은 전반 20분 김진수(호펜하임)이 프리킥한 공을 상대 문전에서 완벽한 헤딩슛으로 마무리한 데 이어 후반 5분에는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쐐기골을 이끄는 가슴 트래핑으로 도움까지 기록했다.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끄는 풀 타임 맹활약으로 한국의 승리를 진두지휘한 이정협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호각소리에 그대로 잔디 위에 쓰러졌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은 경기였고, 기분 좋은 승리였다.
이정협의 깜짝 발탁은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모험과도 같았다.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이 장기 부상으로 아시안컵 출전이 불가능해지자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직접 K리그를 관전하며 점찍은 이정협을 최종명단에 포함했다.
이동국, 김신욱은 물론, 박주영(알 샤밥)마저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탓에 이번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대표팀의 공격진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까지 들어야 했다. 하지만 이정협의 존재는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은 물론 대표팀의 승승장구까지 이끄는 확실한 촉매가 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의 경기력으로만 따진다면 이정협의 존재 덕에 이동국과 김신욱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가도 할 수 있을 정도다. 이정협은 자신을 향한 물음표를 경기력으로 완벽하게 입증했다.
조 1위로 8강에 진출하며 본격적인 토너먼트에 돌입한 이후에도 이정협은 이근호(엘 자이시), 조영철(카타르SC)과 주전 경쟁에서 앞섰고, 대표팀 주전 공격수 자리를 꿰찼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에 이어 이라크와 준결승까지 모두 이정협을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비록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는 끝내 골 맛을 보지 못해 우리 대표팀이 연장까지 가는 고전 끝에 힘겨운 승리를 거둬야 했지만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정협은 이라크와 준결승에서 1골 1도움으로 2-0 승리에 모두 기여하는 말 그대로 '맹활약'을 선보였다. 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압박하는 엄청난 활동량도 돋보였다.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대표팀에 데뷔해 이제 A매치 출전 기록은 6경기에 불과하지만 골 맛을 본 것은 벌써 3차례나 된다. 공격수 부재로 궁지에 몰렸던 슈틸리케 감독이 제대로 된 ‘물건’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