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에 4강의 벽을 넘었다. 이제 55년 만의 감격적인 우승만 남았다. 한국 축구가 아시아 맹주를 차지하기 위한 여정의 마지막 순간만을 남겨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6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이정협과 김영권의 릴레이 골을 앞세워 이라크를 2-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1988년 대회 이후 무려 27년 만에 준결승의 벽을 뚫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조별리그부터 준결승전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아시안컵의 새 역사다. 1956년부터 시작된 아시안컵 역사상 단일 대회에서 5경기 연속 실점없이 경기를 마친 팀은 슈틸리케호가 처음이다.
객관적 전력상 한국이 한수위. 한국은 지난 22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연장 접전을 펼쳤지만 다음 날 8강전을 치른 이라크 역시 이란과 연장전을 펼치면서 체력적으로도 우위에 있었다. 수중전의 변수는 양팀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됐다.
양팀의 전력 차이는 경기 내용을 통해 나타났다. 한국은 초반부터 볼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주도권을 잡았다.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선제골이 필요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최전방 공격수 이정협이 해냈다.
이정협은 전반 20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김진수가 멀리서 올린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이라크의 골망을 흔들었다. 호주전 결승골에 이어 대회 2골째다.
한국은 후반 5분 만에 터진 수비수 김영권의 추가골로 승기를 굳혔다. 페널티박스 정면 바깥쪽에서 공중볼 경합이 벌어졌고 이정협이 높은 점프를 자랑하며 공을 가슴으로 받아 김영권 앞에 떨궜다. 김영권의 왼발 슈팅은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제 한국은 1960년 대회 이후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릴 자격을 얻었다. 한국은 27일 열리는 개최국 호주와 아랍에미리트(UAE)의 4강전 승자와 격돌한다. 결승전은 오는 31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