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월요일이네요. 오늘 다룰 주제는요?
◆ 김성완>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총리 차출로 당분간 당청간 권력지형이 새판 짜기에 들어갈 것 같은데요. 공석이 된 원내대표자리에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서 친박과 청와대의 운명이 갈리는 상황입니다. '신박과 탈박의 대결이 된 여당 원내대표 선거',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먼저 원내대표 선거 누가 출마하느냐가 관심인데 신박과 탈박이라고 하셨어요. 신박이라면 어제 출마선언을 한 분.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말씀하시나요?
◆ 김성완> 네, 맞습니다. 이주영 의원을 얘기하는데요. 어제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서 출마선언을 했습니다.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은 출마선언이었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그 자리에서 '소통과 화합, 신뢰와 사랑을 받는 정치. 정치불신을 극복하고 국민 감동의 정치를 실현하겠다.' 이렇게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까 신박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왜 신박이냐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친박계에서 계급으로 나누면 이주영 의원은 한 3등 공신, 그 정도 분류가 될 것 같습니다. 원래는 친이계였어요, 사실은. 2007년 대선 때 중앙선대위 정책상황실장을 맡았거든요. 그 이후로 이제 범친이계로 분류가 되다가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예비후보 경선캠프 특보단장을 맡았습니다. 그때 이제 친박계로 분류가 되기 시작했는데요. 친이, 친박 어느 쪽으로부터도 확실한 지원을 사실은 못 받았습니다. 그래서 원내대표 선거에서 3번이나 고배를 마셨고 이번에 네번째 도전하는 거거든요.
◇ 박재홍> 네번째 도전.
◆ 김성완> 19대 때 2번 떨어졌고, 재작년에 또 최경환 부총리한테 8표 차이로 석패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러다가 뭔가 전환점이 있었는데, 모래알 속 진주로 불렸던 윤진숙 해수부 장관이 사실상 해임되고 난 다음에 해수부 장관에 전격 발탁이 됐었고요. 그리고 세월호 참사정국에서 사태를 무난히 수습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눈에 들었다, 이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 박재홍> 머리를 기르면서 현장에 계속 있었잖아요.
◆ 김성완> 수염도 기르고요. 그래서 원조 친박 못지않은 박심을 안고 돌아왔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이주영 의원이 신박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신 것이고. 그러면 대결을 펼칠 탈박은 누군가요, 유승민 의원?
◆ 김성완> 네, 맞습니다. 탈박은 유승민 의원을 얘기하는데요. 아마 이주영 의원하고 정반대 입장이 될 것 같습니다. 이주영 의원이 출마선언을 하면서 이런 말을 했는데요. '쓴소리도 필요하지만 쓴소리보다 더 강한 게 옳은 소리다, 국민과 나라를 위한 옳은 소리를 내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 박재홍> 한 단계 더 나가겠다.
◆ 김성완> 네, 그러니까 쓴소리하고 옳은 소리를 대비시켰거든요. 그런데 이게 쓴소리를 내는 바로 그 상대가 유승민 의원을 얘기하는 겁니다. 유승민 의원을 겨냥한 말인데요. 유 의원은 더 거꾸로 원조 친박입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저격수를 자행했거든요. 그래서 친이계 입장에서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는데 그 이후에 점점 박근혜 대통령과 멀어지면서 친박계의 '미스터 쓴소리'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2012년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 앞에서 대놓고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꿀 때 '당명을 바꿀 필요가 없다.' 이렇게 쓴소리를 하기도 했고요. 지난해 국감에서는 문고리 3인방을 '얼라들이다.' 이렇게 표현을 해서 또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또 수첩파동 때 김무성 대표와 함께 배후로 지목됐던 인물이기도 하죠.
◇ 박재홍> K, Y 중에 Y가 유승민 의원이었다.
◆ 김성완>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상징적으로 청와대가 지금 비박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보여준 사건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그 한 당사자로 지목이 됐으니까 친박과 얼마나 거리가 멀어졌는지 그걸 알 수가 있는 거죠.
◇ 박재홍> 신박과 탈박의 대결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롭지만 또 누가 당선이 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여당과 청와대의 관계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런 전망도 많습니다.
◆ 김성완> 네, 맞습니다. 이게 바로 오늘의 행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물론 두 사람만 출마를 할 것이냐 그건 아닐 수도 있기는 한데. 다른 의원들도 나올 수도 있겠죠. 그런데 아마 두 사람의 대결로 압축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당선이 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당청 관계 어떻게 바뀔 거냐 관심거리인데요. 이주영 의원이 당선이 될 경우에는 제가 볼 때는 현 상태가 그대로 유지될 것 같습니다, 당분간.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어차피 집권 3년차에 들어가게 되고 당의 도움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고. 또 지금 원래 전임 원내대표 같은 경우에도 이완구 원내 대표도 지금 총리가 기용되면서 자리가 빈 거니까. 친박 자리에 그대로 다른 친박이 들어갔다고 봐도 되는 거니까 큰 변화는 없을 것 같고요. 문제는 유승민 의원이 당선됐을 경우입니다. 그러니까 유승민 의원이 당선됐을 경우에는 친박계와 청와대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 박재홍> 운명까지 바뀔 수 있다, 왜 그런가요?
◆ 김성완> 왜 그러냐면 지금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또 당에서는 비박계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고요. 뭐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수첩인사도 동이 났다는 얘기도 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러니까 지금 인사들이 새롭게 개각이 나니까 그 인사들이 전부 친박계 정치인 출신으로 메워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상황을 뭐 예를 들자면 마중물을 갖다가 쓰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동안에는 당 외부에 있는 인사들을 갖다가 내각으로 기용을 했는데.
◇ 박재홍> 수혈을 했다면.
◆ 김성완> 이제는 당에 있는 사람들을 뽑아쓰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그렇고. 황우여 사회부총리도 그렇고. 이완구 총리 카드까지. 전부 친박들이 지금 행정부로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역으로 말하면 당에 있는 마중물을 갖다가 썼으니까 당에 친박들이 없어지는 상황이 될 거 아니겠어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당에 친박이 없어지면 없어질수록 결국 비박계의 힘이 세진다고 봐야 되는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마중물은 물을 끌어올릴 때 조금 부어서 물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물인데, 그 물까지 갖다 쓰면서 그 물이 아예 동났다.
◆ 김성완> 네, 맞습니다. 지금 통일부 장관도 친박계에서 갖다 쓴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급하니까. 이런 상황에서 친박계가 그동안에 사실은 권력의 중심추 역할을 할 수 있는 원내대표자리를 계속 꾀찮거든요. 그런데 그 원내대표자리를 만약에 유승민 의원, 비박계로 분류되고 탈박계로 분류되는 의원한테 뺏겼다, 이렇게 하면 당 장악력이 급속도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말씀은 유승민 의원이 원내 대표가 되면 당청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 김성완>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당청 관계가 그동안에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해서 친박 뭐 7인회 모임만 따로 연말모임을 가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얘기가 있었잖아요. 그 이후에 친박과 비박계 갈등이 당에서 막 표출되기 시작을 했죠. 그런데 친박계는 힘이 약해지고 비박계가 원내대표까지 자리를 잡게 될 경우에 앞으로 당청 관계는 훨씬 더 갈등 상황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고요. 지금 당 지지율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앞섰다고 하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당 장악력도 급속히 떨어지고 이러면서 결국은 당청 관계가 계속 삐그덕거리는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니까 역으로 말하면 이번에 청와대는 이주영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기를 바랄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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