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변론권 보장" vs "변호사 밥그릇 챙기기"

대한변호사협회장선거 전후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 도입여부 다시 공론화

사진은 울산지방법원 전경
형사사건 처럼 민사소송에서도 변호사에 의한 변론을 의무화 해야 한다는 내용의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 도입을 둘러싸고 찬반 논쟁이 뜨겁다.

이 제도 도입으로 '소송 당사자의 변론권 보장에 기여할 것이다'는 주장과 '변호사 선임 강제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형사사건에서 법정형이 일정 기준 이상인 경우에는 변호인 없이 재판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 이 제도를 민사사건에도 도입해 변호사에 의한 변론을 의무화 하자는 민사소송법 개정안을, 새누리당 윤상현 국회의원이 지난해 12월 발의했다.

개정안 내용을 보면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한 당사자가 변호사를 소송 대리인으로 선임하지 않으면 소송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만약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경우, 재판장이 변호사를 선임하도록 명령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상고장을 각하하도록 한 내용도 포함됐다.

변호사를 선임할 경제적 능력이 없는 당사자는 대법원에 국선 대리인을 선임해 줄 것을 신청하거나 법률구조법인에도 요청할 수 있다. 대리인 선임 비용은 국가가 지원한다.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 도입 얘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명칭만 바뀌었을 뿐, 20여 년 전 '변호사 강제주의' 로 그 동안 도입 여부를 놓고 현재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 전후로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 도입이 다시 공론화 되고 있는 것. 실제 협회장 선거에 나섰던 후보들 대부분이 임기내 이 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공약으로 내기도 했다.

제도 도입으로 국민의 변론권이 보장돼 사법 서비스가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변호사 수임 환경도 나아질 거라는 것을 변호사협회 측도 애써 부인하지 않고 있다.

변호사협회 최진영 대변인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는 소송 당사자에게 국가가 지원해 줘 변론권 보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법복지를 강화함으로 사법신뢰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변호사 인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만픔,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제도"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울산지방법무사회 황윤찬 회장은 "국가가 변호사 선임을 강제하는 것은 선택권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진정 사법복지를 위한다면 국민들이 직접 상소를 할 수 있고 자신의 필요에 따라 대리인을 선택할 수 있는 기본권을 주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013년 대법원 통계 연감을 들어 민사소송을 제기한 국민의 77.5%가 '나홀로 소송'을 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들은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거나 원하지 않고 있는데 이를 강제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는 것.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 도입 범위도 논란이다.

울산지역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 2만명 시대를 맞아 지금이 제도 도입에 적절한 시기다"며 "젊은 변호사들의 수임난 해결과 전문성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 문제가 있기 때문에 대법원 사건부터 제도를 도입해 적용 범위를 점차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정사회를 위한 개혁법무사협의회 관계자는 "민사사건은 개인 당사자 간의 이해 관계에 따른 법적 다툼인데 이를 국가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을 어느 국민이 공감하겠냐"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 없이는 민사소송을 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이 제도는 국민의 기본권을 무시한 사법편의주의 발상에다 혈세로 변호사업계의 '밥그릇 챙기기'라는 오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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