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V-리그 전반기는 이슈로 가득했다. 남자부는 시몬이 가세한 OK저축은행의 상승세, 현대캐피탈의 부진, 그리고 도로공사, 현대건설, IBK기업은행의 치열한 3파전과 여성 감독을 앉힌 흥국생명의 분전 등이 볼거리였다.
남자부는 팀 당 12경기, 여자부는 10경기씩 남긴 후반기 관전포인트를 살펴보자
▲남자부 - 현대캐피탈의 반등은 가능할까
현대캐피탈은 V-리그 원년인 2005년부터 단 한 차례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적이 없는 전통의 강호다. 비록 삼성화재 외 유일한 우승팀이 바로 현대캐피탈이다. 그런 현대캐피탈이 전반기에서 10승14패 승점 35점으로 5위에 머물고 있다. V-리그 출범 이후 최초로 현대캐피탈 없는 봄 배구가 열릴 판이다.
포스트시즌에 나가려면 일단 한국전력(승점 39점)을 5위로 끌어내리고, 3위 대한항공(승점 40점)과 격차를 3점 차 이내로 좁혀야 한다.
일단 문성민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반갑다. 아가메즈의 대체 외국인 선수 케빈도 한계는 보이지만,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의 키를 잡고 있는 선수다. 둘의 스파이크에 현대캐피탈의 승리가 달려있다. 무엇보다 단장까지 바뀐 만큼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5~6라운드에 모든 것을 퍼부을 각오다.
단 이선규의 징계는 변수다. 이선규는 지난 20일 LIG손해보험전에서 노재욱의 허벅지를 가격해 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2월1일 한국전력, 3일 LIG손해보험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만약 삼성화재가 2경기를 놓친다면 OK저축은행과 격차가 확 줄어들 수도 있다.
우리카드의 3승 수확 여부도 볼거리다. 주전 선수들의 대거 군입대와 외국인 선수의 난조로 2승22패에 그치고 있는 우리카드는 새 외국인 선수 다비드를 영입했다. 김정환, 최홍석, 신으뜸의 토종 공격수들도 제 몫을 하는 만큼 5~6라운드에서는 승수를 더 챙길 것으로 보인다.
여자부 6개 팀 가운데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팀은 도로공사가 유일하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FA 정대영, 이효희를 영입하면서 우승 전력을 갖췄고, 4라운드까지 14승6패 승점 40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5경기 연속 3-0 승리를 거두는 등 최근 8연승을 기록 중이다.
다만 김해란의 공백이 변수다. 김해란은 올스타전에서 왼쪽 무릎 십자 인대가 파열돼 2월12일 수술대에 오른다. 사실상 시즌 중 복귀는 어렵다.
2위 현대건설과 3위 IBK기업은행도 남은 10경기에서 추격에 박차를 가한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폴리가 최근 다소 주춤한 상태. 기업은행 역시 데스티니의 복귀 시점을 2월 초로 잡고 있지만, 복귀 후 100% 몸 상태라 장담할 수 없다.
황연주(현대건설), 김연경(페네르바체)을 앞세워 여자부 최고 자리에 군림했던 흥국생명은 벌써 세 시즌째 하위권이다. 지난 시즌에는 꼴찌에 머물렀다. 올 시즌 박미희 감독과 함께 시즌 초반 돌풍을 주도했지만, 전반기는 10승10패 승점 29점으로 마친 상황. 하지만 슈퍼 루키 이재영이 살아나고 있어 추격 가능성은 충분하다. 3위 기업은행과 승점 차는 7점이다.
5위까지 추락한 GS칼텍스는 챔피언 자존심 지키기에 나선다. 이미 포스트시즌은 다소 어려워진 상황인 데다 장충체육관 입성과 함께 아직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에커맨이 점점 한국 배구에 적응하고 있기에 다시 지난 시즌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