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 주노'', 영화는 ''''교과서''''가 아니다?

''문제작''이 아닌, 하지만 ''문제'' 작인 영화

영화 '제니, 주노'의 한 장면 (노컷뉴스 자료사진)



[막무가내 영화보기] ''''제니, 주노''''

제공 쇼이스트(주), 제작 (주)컬처캡미디어, 감독 김호준, 주연 박민지 김혜성, 2월 18일 개봉

15살 커플의 임신과 출산이라는 소재로 제작 초기단계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제니, 주노''''.

''만들어지지 말아야 할'' 영화는 없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그렸다. 영화의 재미나 완성도는 둘째 치고 ''만들어지지 말았어야 할 영화''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실상 이 영화의 스토리는 우리 주위에서 너무도 흔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의 한 단면일 뿐이다.

10대의 성관계나 임신은 이제 엄청난 화제거리조차 되지 못한다. 분명 큰 일이고 심각한 문제이긴 하지만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들임 역시 부정할 수 없다.

시사회가 끝나고 이어지는 반대 질문들의 핵심이자 영화를 반대하는 이들의 주된 주장은 ''''10대의 임신을 저렇게 예쁘게 그렸다가 영화를 본 아이들이 따라하면 어쩌냐''''는 것.

그런 논리라면 영화 속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주인공은 모두 없어져버려야 하고 모든 영화는 ''교과서''적인 요소를 포함하여야 하는가 하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최소한 앞서 언급한 이유로 이 영화는 현실을 전혀 터무니 없이 왜곡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의 문제점과 모순을 보여 주고 어른들의 각성을 꾀했다''''는 감독의 의도는 일단 인정하고 영화 자체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 외적인 논란이 오히려 영화에 대한 관심을 끌어모아 영화의 가치 그 이상 혹은 이하의 반응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논란에 버금가는 영화의 매력 찾기는 힘들어

간단한 영화의 줄거리는 ''''성적 무지로 인해 임신을 하게 된 10대 커플이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랑으로 아기를 지키고 행복한 미래를 맞는다''''는 것.

영화의 주인공인 제니와 주노는 둘 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문제아''''가 아닌 평범하거나 평범 이상으로 모범적인 중학생들이다.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은 실수로 임신을 하게 되고 생명을 버릴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임신 중절이 불가능한 6개월까이 이 사실을 숨기기로 하고 주위 환경과 싸워나간다.

영화의 시사회가 끝난 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의문은 ''''왜 이 영화가 그리도 화제가 돼야만 했는가''''라는 것.

영화는 영화를 둘러 싼 논란 만큼 떠들썩하지 않다. 오히려 너무 조용하다 싶을 정도로 두 신인 주인공은 일상의 연기를 해냈다. 그로 인해 영화의 재미나 심각한 고민을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니가 뭘 했는데 임신을 해?"라는 남자 주인공의 말 처럼 성에 대한 청소년의 무지를 보여주는 실감하게 만드는 대목들도 자주 등장해 영화의 문제 제기 의식을 조금은 엿보게 해 준다.

하지만 영화의 현실감이 너무 떨어진다는 점 때문에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은 오히려 흐려지는 듯 하다.

예쁜 화면 속에 날려버린 현실감

지나치게 낭만적인 화면과 무대 장치, 의상, 소품 등은 두 주인공을 현실 속의 한 단면이 아닌 동화 속의 주인공으로 만들어버렸다.

주인공들의 고민이나 갈등은 그 깊이가 너무 앝고 출산과 연결된 수많은 고통스러운 일들은 그냥 간단하게 생략돼 버리고 예쁜 모습만 늘어놓듯 보여준다.

이런 모습은 영화 후반 두 사람의 결혼식 장면에서 극에 달한다. 체육관 전체를 멋지게 파티장으로 꾸민 것이나 성인의 웨딩 드레스 못지 않은 복장은 친구들이 꾸며줬다고 하기에는 너무 거창하고 결국 현실감을 확실하게 떨어진다.

감독의 의도 대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이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대안과 판단은 관객에게 맡긴다면 영화 속 현실은 최대한 실감나게 꾸며줬어야 하지 않을까

또 하나의 아쉬운 점이라면 감초처럼 나와야 했을 남녀 조연들의 비중이 너무 적었다는 점.

10대들에게는 가족 이상의 친밀한 존재인 친구 역할을 한 조연 배우들이 홍보 인쇄물에 나온 만큼 만이라도 캐릭터를 보여줬어도 영화의 재미를 조금 더할 수 있지 않았을까.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찬호 기자 hahohe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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