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는 세일 폭과 기간을 늘리는 등 소비심리 위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도 "올해는 허리 띠를 졸라맬 각오를 하고 있다"며 답답해 하고 있다.
25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첫 신년세일 매출 증가율은 1%를 전후하는 등 지지부진했다. 지난해 신년세일 매출 신장률이 전년대비 7.2%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세일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
대형마트는 연말정산 이슈에 직격탄을 맞았다. 홈플러스가 15일부터 21일까지 전체매출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식품(45.8%)을 비롯해 축산, 과일 등 대부분 카테고리가 두 자릿수 매출 감소를 보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설 선물 예약이 빗발쳐야 하는 시기지만, 음력 설을 기준으로 지난 해와 비교해보면 주문량이 반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통업체들은 세일이 끝나기가 무섭게 앞다퉈 다시 세일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다음달 1일까지 '롯데 웨딩페어'를 진행하는 롯데백화점의 경우 쌍춘년이 끝나는 올해 음력 설(2월 18일)에 기대를 걸고 있따.
백화점 관계자는 "일주일만에 다시 세일 행사를 벌이는 셈"이라며 "결혼식이 그나마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 소비를 자극할 수 있는 이벤트"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29일까지 겨울상품을 최대 70% 할인판매한다.
평소 같으면 이 정도 할인 폭으로 '털어내듯' 겨울 상품을 내놓는 것은 2주 정도 뒤의 일이지만,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는 판단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와 AK플라자 등도 겨울의류는 물론 패션잡화 등을 최대 80%까지 할인판매한다. 대형마트도 가격경쟁력을 강조한 특집전을 쉬지 않고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유통업계의 공격적인 대응에도 소비심리는 좀처럼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업계 관계자들도 "설 명절을 앞둔 상황이 이 정도라면 올해는 정말 어려운 시기일 것이라는 게 명확하다"면서 "내수침체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한국은행이 조사한 지난해 12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