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에서만 2골을 내주고 무릎을 꿇은 우즈베키스탄은 억울해 하고 있다. 실력이 아닌 심판 판정이 결정적인 패인이라는 분석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2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연장까지 치른 끝에 손흥민(레버쿠젠)의 연속 골이 터지며 승리했고, 이란-이라크의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3-4위전에서 만났다. 당시에도 한국이 승리했고, 이번에도 결과는 같았다. 이 승리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역대전적에서 9승2무1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은 좀처럼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경기 후 열린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한 카시모프 감독은 "마치 결승과 같은 경기였다. 매우 힘들었지만 즐거운 경기였다"면서 "이 경기를 지켜본 모든 팬은 우리에게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까지 잘 싸운 경기에서 패하는 것은 분명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도 이길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많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며 "비록 패배는 아쉽지만 재능있는 우리의 어린 선수들이 이렇게 큰 대회에서 엄청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고무적인 결과"라고 덧붙였다.
카시모프 감독은 한국과 8강에서 패한 이유로 어설픈 심판 판정을 꼽았다. 특히 연장 후반 티무르 카파제(로코모티브 타슈켄트)가 한국의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수비수에 밀려 넘어진 장면을 꼬집었다.
"오늘 경기에서 심판의 판정은 이 정도 수준의 대회에 어울리지 않았다"고 지적한 카시모프 감독은 "지난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비슷한 상황에서도 심판의 판정은 달랐다.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행운이 따르지 않았던 경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경기에 결장한 우즈베키스탄의 주장이자 간판 미드필더 세르베르 제파로프는 "실수 하나가 결국 패배로 이어졌다"면서 "승부차기까지 갈 수 있었지만 이 경기에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에 작은 실수가 나왔다"고 패배를 분석했다.
비록 최근까지 몸담았던 성남FC와 계약은 끝났지만 K리그에서 오랜 기간 활약해 우즈베키스탄 선수 가운데 가장 한국 축구를 잘 알고 있는 제파로프는 자신이 출전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모든 것은 감독의 결정이다. 내가 어찌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나는 한국과 경기에 진심으로 뛰고 싶었다. 나는 체력적으로 준비되어 있었다"고 억울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