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리아 공관 폐쇄로 인질사태 대응에 어려움

"인질 2명, 시리아 북부 IS 거지에 억류됐을 가능성"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 추정되는 세력이 억류 중인 일본인 2명을 살해하겠다고 한 시한이 임박했지만 일본 정부는 인질을 구하기 위한 대응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인질로 잡힌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42) 씨와 고토 겐지(後藤健二·47) 씨를 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외교 채널을 활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정작 현지 공관의 폐쇄에 따라 정보 수집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시리아 대사관은 현지 치안상황이 악화함에 따라 2012년 3월 21일 폐쇄됐으며 주요르단 일본대사관이 관련 업무를 대신하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요르단 대사관에 인질 사태 대책본부를 설치했으며 이곳에 나카야마 야스히데(中山泰秀) 외무 부(副)대신을 파견했다.

나카야마 부대신은 요르단 국왕인 압둘라 2세를 면담하고 협력을 요청하는 등 인질 석방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일본 정부는 현지인 담당자를 통해 시리아 내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나 이런 방식으로는 생생한 정보를 얻는데 어려움이 있고 거점을 없앤 지 3년 가까이 돼 네트워크도 느슨해진 것으로 보인다.

외무성의 한 관계자는 "가공되지 않은 정보를 접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정보의) 양과 질에서 모두 한계가 있다"고 산케이(産經)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때문에 납치 세력에 제대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창구가 없는 한 사태 해결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인질 구출 작전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성공 가능성의 극히 낮다는 것이 일본 측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시리아의 반체제파 측을 취재한 결과 일본인 인질 두명이 시리아 북부 라카 지역에 억류돼 있을 가능성이 크며 이곳이 IS의 본거지라서 특수부대 등이 잠입하기 어렵다고 22일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시리아 북부 알렙포 근교에서 일본인 1명이 수감되는 것을 목격했다는 정보가 있으며 해당 인물이 인질 중 1명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미군은 작년 여름 라카 부근에서 헬기로 특수 부대원을 투입해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 씨 등 인질을 구출하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폴리 씨는 결국 참수됐다.

일본은 작년 7월 집단자위권 행사를 가능하도록 하는 무력행사의 3원칙을 각의 결정했지만 이를 근거로 자위대를 현지에 파견하는 것은 작전 성공 가능성을 떠나 애초에 불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무력행사의 3원칙에는 일본의 존립이 위협당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는데 인질 사태는 이 기준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인질을 붙잡은 괴한은 동영상 메시지에서 72시간 내에 몸값으로 2억 달러를 내라고 요구했으며 일본 정부는 이 시한이 23일 오후 2시 50분까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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