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 사이영? 슈어저보다는 그래도 커쇼"

슈어저, NL 공식 입성…레스터도 도전장

'슈형? 드루와, 드루와'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다승왕 맥스 슈어저(오른쪽)가 22일(한국 시각) 워싱턴에 공식 입단하면서 내셔널리그 최고 투수 경쟁에 불이 붙게 됐다. 특히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왼쪽)의 3연패 여부가 관심이다.(자료사진=메이저리그 홈페이지)
메이저리그(MLB) 최고 우완으로 꼽히는 맥스 슈어저(31)가 워싱턴에 공식 입단했다. 워싱턴은 22일(한국 시각) 슈어저와 그의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 마이크 리조 단장, 맷 윌리엄스 감독이 함께 한 입단 사진을 공식 트위터를 통해 게재했다.

이에 따라 슈어저는 애리조나 시절인 2009년 이후 6년 만에 내셔널리그(NL) 무대로 복귀하게 됐다. 2010년부터 슈어저는 아메리칸리그(AL) 디트로이트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다승왕과 올스타의 영예를 안았고, 2013년에는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AL 사이영상까지 받았다.

슈어저의 NL 입성에 따라 자연스럽게 관심은 현존 최고 투수로 추앙받는 클레이튼 커쇼(27 · LA 다저스)와 경쟁에 쏠린다. 커쇼는 2년 연속이자 최근 4년 간 3번이나 사이영상을 수상한 NL 터줏대감이다.

과연 슈어저가 커쇼를 넘어 양대 리그 사이영상의 영예를 안을 수 있을까. 아니면 커쇼가 NL의 자존심을 지켜내 3년 연속 수상의 대업을 이룰까.

▲'지명타자제' AL 지뢰밭→NL행 효과 있다

슈어저의 도전이 강력하게 느껴지는 것은 리그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슈어저는 디트로이트 시절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AL에서 뛰었다. NL은 8명의 야수 외에 지명타자가 아닌 투수가 타석에 들어선다. 상대 타선에 팀 최고 타자 1명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적잖다.


1999, 2000년 수상자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당시 보스턴)가 '외계인'으로 극찬받는 것도 AL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ERA)을 찍었기 때문이다. 마르티네스는 1999년 23승4패 ERA 2.07에 이어 2000년 18승6패 ERA 1.74를 기록하며 사이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당시는 약물 거포들이 판치던 시기라 더욱 마르티네스의 기록이 값지기도 하다는 평가도 적잖다.)

그동안 슈어저가 AL에서 중심 타선에 버티고 있는 지명타자들을 상대해왔다면 이제는 한숨 돌리는 타순인 투수와 만나게 된다. 그만큼 부담이 덜어진다는 것이다. 송재우 MLB 전문 해설위원은 "AL과 NL의 지명타자 유무는 투수들에게는 크게 다가올 수 있다"면서 "슈어저가 최근 2년 동안 구위를 보인다면 분명히 NL에서 기록은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슈어저, 나도 있다' 지난해까지 아메리칸리그에서 뛰다 올해부터 내셔널리그에서 활약하게 된 맥스 슈어저(왼쪽)와 시카고 컵스 존 레스터.(자료사진=메이저리그 홈페이지)
슈어저는 2013년 21승3패 ERA 2.90으로 생애 최고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도 18승5패 ERA 3.15를 기록했다. NL이라면 2점대 ERA는 보장받을 만한 구위였다. 지난해 NL 동부지구 우승팀 워싱턴의 전력도 막강해 슈어저의 승승장구가 예상된다.

그렇다면 동갑내기 좌완 존 레스터(시카고 컵스)도 충분히 사이영상에 도전할 만하다. 레스터 역시 지난해까지 보스턴과 오클랜드 등 AL에서 뛰었다. 16승11패를 거둔 2014년은 ERA가 2.46으로 데뷔 후 가장 좋았다. 송 위원은 "레스터가 사이영상을 받은 적은 없지만 그에 충분히 근접한 선수인 만큼 올해 NL 최고 투수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악문 커쇼, 최전성기 진입 '3연패 간다'

하지만 역시 커쇼는 가장 유력한 NL 사이영 후보다. 최근 NL을 씹어먹었던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데다 나이도 최전성기에 접어들 시기다. 강력한 동기 부여도 있다.

지난해 커쇼는 21승3패, ERA 1.77을 찍었다. 부상 여파로 27경기만 등판하고도 이뤄낸 기록이다. 2013년에는 16승9패로 승수는 다소 적었지만 ERA 1.83의 강력한 구위로 수상했다. 커쇼는 경기 수시간 전부터 홀로 러닝을 할 정도로 운동량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자기 관리에 철저한 커쇼는 올해 27살로 절정의 운동 능력을 보일 전망이다.

'나 이제 아빠 된다' 현존 최고 투수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왼쪽)는 아내 앨렌(오른쪽)의 출산이 임박하면서 올해 아빠로서 더 책임감을 안고 활약할 전망이다.(자료사진=커쇼 트위터)
특히 커쇼는 올해 아빠가 될 예정이다. 가뜩이나 에이스로서 책임감이 투철한데 여기에 자식을 본 커쇼라면 굳이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송 위원은 "여기에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있기에 올해를 더 벼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슈어저와 레스터는 30대에 접어들었다. 송 위원은 "올해 NL 사이영 레이스는 부상 등의 변수가 없는 한 소속팀 전력이 강한 커쇼와 슈어저가 주도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나이와 구위 등을 봤을 때 커쇼의 근소한 우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번번이 사이영상에 고배를 마셨던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를 비롯해 조니 쿠에트(신시내티), '가을 커쇼'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 등도 충분히 대권에 도전장을 내밀 후보들이다. 거물급 투수들의 이동으로 NL 사이영상은 이미 총성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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