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류현진 이후 사라진 '토종 200이닝'은 나올까

"올해는 200이닝 한 번 던져볼게요." 김광현(왼쪽)과 양현종(오른쪽)이 2007년 류현진 이후 명맥이 끊긴 200이닝에 도전한다. (자료사진=SK 와이번스/KIA 타이거즈)
200이닝. 선발 투수라면 값진 훈장이나 다름 없는 수치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누구도 200이닝을 던지지 못했다. 2012년 브랜든 나이트(당시 넥센)가 133경기 208⅔이닝, 2013년 레다메스 리즈(당시 LG)가 128경기 202⅔이닝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200이닝의 명맥이 끊어졌다.

국내 선수로 한정하면 더 오래 됐다. 2007년 211이닝의 류현진(LA 다저스, 당시 한화) 이후 단 한 명의 선발 투수도 200이닝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2015년 프로야구의 가장 큰 변화는 역시 경기 수의 변화다. 133경기에서 2013년 제9구단 NC의 가세와 함께 128경기로 줄었던 프로야구가 올해는 제10구단 kt가 합류하면서 144경기로 늘었다. 팀 당 16경기씩 더 치른다.

선발 투수들에게는 최소 3경기, 우천 취소 등으로 로테이션에 변화가 생길 경우에는 4~5경기에 더 등판할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그렇다면 류현진 이후 8년 만의 토종 200이닝 투수는 나올까.

후보들은 여럿 있다. 일단 지난해 177⅓이닝으로 국내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유희관(두산)이 첫 번째 후보다. 유희관은 지난해 30경기에 등판했으니 경기 당 평균 5이닝 이상은 던졌다. 3~4경기에 더 등판하면 모자란 22⅔이닝을 채울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역시 김광현(SK), 양현종(KIA)이다.

김광현은 지난해 173⅔이닝을 던졌다. 유희관보다 2경기 적은 28경기에 등판했으니 경기 당 평균 6이닝 이상 소화했다. 부상 없이 33~34경기에 나선다면 200이닝 돌파는 기본이다. 양현종 역시 29경기에서 171⅔이닝을 책임졌다. 역시 로테이션을 거르지만 않으면 200이닝은 문제 없다. 게다가 둘 모두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해 이를 악물고 있다.

이밖에 2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던진 윤성환(삼성)과 2011년 180⅔이닝을 기록했던 장원준(두산)도 후보 중 하나다.

지난해 한국프로야구는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 시즌이었다. 국내 선발 투수들은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 등 주요 타이틀을 모두 외국인 투수에게 내줬다. 올해 역시 외국인 투수들이 만만치 않다. 결국 타이틀 경쟁을 떠나 200이닝은 토종 선발이 지켜야 할 자존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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