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대화 위해서는 기본합의서 존중하는 모습도 필요.
- 통일부 정책보고, 기본방향은 잘 잡았지만 구체적 실천방안 부족.
- 북한이 대화에 나오게끔 하는 과정 필요해.
- 현 정부에서는 남북 간의 비공식, 막후접촉 없는 것으로 보여.
- 통준위 취지, 비공식접촉 통해 충분히 설명 가능.
- 10.4 선언에 대한 언급 없어 北은 의심의 눈초리 보내.
- 北이 주장하는 전제조건은 남북정상회담 위한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1월 20일 (화)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문정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정관용> 어젯밤 국내 탈북자 단체가 기습적으로 대북전단 10만여 장을 살포했습니다. 북한 측의 중단 요구 또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강행됐고요. 이번에는 또 미국 인권단체도 함께했다고 하네요.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외교안보 분과위원으로 지금 활동하고 계시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문정인 교수 연결합니다. 문 교수님, 나와 계시죠?
◆ 문정인>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어제가 마침 정부가 통일 분야의 대통령 업무보고를 한 날이었지 않습니까?
◆ 문정인> 그렇죠, 네.
◇ 정관용> 그 업무보고에는 광복 70년을 맞아서 ‘공동행사도 같이 좀 해보자, 한반도 종단철도도 해 보자’ 여러 가지 많은 제안들이 들어있었는데 그날 밤에 대북전단이 살포됐단 말이에요, 이거 어떻게 보고 계세요?
◆ 문정인> 아주 부적절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보다는 미국 인권단체가 더 영향력 있다라고 하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바람직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탈북자 단체, 이런 분들은 계속해서 전단살포를 중단할 뜻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 문정인>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되겠죠. 지금 대통령 이하 정부 모든 분들이 남북관계 개선을 하고 대화를 하겠다라고 하는데 우리 사회의 특정 인사들이 그 판을 깬다라고 하면 정부가 그것에 대한 특단의 무슨 조치들이 있어야 되겠죠.
◇ 정관용> 특단의 조치라면 어떤 겁니까, 강제로 못하게 합니까?
◆ 문정인> 법적 제재해서 할 수 있어야 되겠죠. 결국 우리 국민의 안전을 해치고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되는 경우는 정부가 강제로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있겠죠. 아마 법적근거도 있을 거라고 저는 봅니다.
◇ 정관용> 하지만 현재까지 정부의 입장은 신변안전에 위해가 될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막을 도리가 없다, 이런 입장이거든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 문정인> 그건 정책의 운영이 그런데요. 그러니까 그런 원론적인 입장보다는 남북관계의 개선을 하는 데 한반도의 평화를 가지고 오는 데 이게 문제가 된다라고 하면 정부의 입장에서는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저는 봅니다.
◇ 정관용> 그리고 문 교수 생각에는 그렇게 강력한 조치로 전단살포 못하게 막는 것이 옳겠다?
◆ 문정인> 당연히 그렇죠. 정부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남북 대화를 금년에는 꼭 하겠다, 그런 입장을 생각했는데 만에 하나 과거처럼 북한에서 군사적 대응으로 나오면... 그다음 그 지역에 있는 우리 주민들의 신변을 더욱 위협한다라고 하면 정부가 그것에 대해서 예방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그런 법적근거는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런데 또 분명히 우리 일각에는 그렇게 북한이 요구한다고 다 들어줘서 되느냐. 우리의 또 북한 민주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그런 자유는 또 인정돼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논리도 있거든요.
◆ 문정인> 그런데 그게 이제 남과 북 사이에 합의하고 관련이 되는 건데요. 우리가 92년에 남북기본합의서라고 하는 채택을 하지 않습니까? 남북기본합의서 채택에서도 그 1장의 1, 2, 3조가 전부 다 체제의 이질성을 인정해 주고 상호비방하지 않으며... 이런 규정들이 들어가 있거든요. 지금까지 남북간에 대화를 하고 교류협력을 했을 때는 결국 남북기본합의서 1장의 1조와 관련된 사항을 소위 존중하면서 결국 이루어졌던 거거든요. 그러니까 물론 북한에 대해서 이제 민주화, 자유의 물결을 넣어야 된다는 분들의 주장이 있겠지만 남북간이 정당한 대화의 상대로서 관계개선을 해 나간다라고 한다면 남북기본합의서를 존중할 필요도 있겠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어제 저희가 류길재 장관하고 직접 인터뷰를 하기도 했는데 북한에 대해서 사실 이런저런 많은 제안을 한 거거든요. ‘공동위원회도 만들어보자, 광복 70주년 기념하기 위해서 또 한반도 종단철도도 운영해 보자’ 여러 가지 제안을 했는데 그 제안들이 하나라도 꿰어지려면 대화를 하기는 해야 되는데 그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구체적 방법론은 사실 빠져 있더라고요. 이거 어떻게 보세요?
◆ 문정인> 이번에 발표한 사실상 방향을 잘 잡은 거라고 보고요. 그러나 지적하신 대로 실천의 문제가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실천하려고 하면 북측이 이제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되는데 저는 이것을 지금 박근혜 정부와서는 사실상 원칙으로 정한 게 모든 게 공식대화만 되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북측하고 하려고 하면 북이 갖는 특수성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비공식, 막후접촉 같은 것들이 좀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남북간에 조율이 된 다음에 이런 것들을 발표했을 때 북도 수용하기가 좋을 텐데, 이걸 우리가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데 좀 문제점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우리가 공식적 채널을 통해서 또는 공개의 장을 통해서 북측보고 대화에 나오라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오게끔 하는 하나의 작업이 필요하지 않느냐, 그러려고 하면 북측하고 비공개 접촉도 하고 비공개 막후접촉 같은 것도 하고 그다음에 정부 당국자들 아닌 사람들 통해서 물밑접촉을 통해서 북측의 의도도 좀 파악을 하고 이런 어떤 다면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에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지금은 현재는 그런 비공식 막후접촉은 전혀 없다고 봐야 됩니까?
◆ 문정인> 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대통령께서도 그것을 원칙으로 정했기 때문에 그런데 상식적으로 참 어려운 게 과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우리 김규현 차장하고 원동연 부위원장이 만나지 않았습니까? 그 과정에서도 보면 회의하면 모든 게 공개가 되는데 그러면 언론인들 거의 100여 명 이상이 가서 취재를 하는데 그러면 속의 말을 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거거든요. 그러니까 제로섬적인 협상구도가 되기 때문에 대화를 하고 협상을 하는 당사자들은 상당한 부담을 느낄 거거든요. 그런 것 없이 비공식 막후접촉 같은 것이 있다라고 한다면 훨씬 조율을 사전에 잘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그리고 우리 문정인 교수가 지금 통일준비위원회의 외교안보분야 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 문정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정부는 지난해 연말에 그 통일준비위원회 이름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공식 제안한 그런 상태인데, 그런데 북한은 이 통일준비위원회를 아주 부정적으로 지금 계속 비판하고 있거든요? 이것은 어떻게 봐야 됩니까?
◆ 문정인> 우리 종종 부위원장께서 언론인터뷰를 통해서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통일준비위원회가 북한을 제도 또는 체제통일하려고 하고 북한을 흡수통일하려고 만든 그런 기관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대통령이 지금 대북정책이라고 하는 게 통준위가 지금 표방하는 결국에 남남갈등을 극복해서 국민적 합의를 만든다. 두 번째는 북한과 함께하는 통일을 만든다. 세 번째는 국제사회가 지원하는 통일을 만든다라고 하는 게 기본원칙이거든요. 그리고 지금 나오는 제안 같은 것들도 보면 과거에 했던 제안들의 연속선상에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것도 비공식 접촉을 통해서 북측의 관계자들과 만나서 통일준비 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것을 얘기했으면 얼마든지 북측이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그냥 우리 입장만 북쪽에 알리는 식이 돼서 북에서 오해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은 것 아닌가라고 보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어쨌든 간에 제가 볼 때는 비공개 접촉을 통해서 우리 통진위에 대한 것을 북측에 설명을 하고 또 북측이 갖고 있는 의문에 대해서 답변도 해 주고 이런 식으로 해서 풀어나간다면 바람직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여기에다가 하나 더 강조할 것은 북측이 계속 강조하는 건 그거거든요. 7.4 공동성명부터 남북기본합의서, 특히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을 상당히 중요시 하는데 지금 우리 정부가 제안한 것들이 상당히 10.4 정상선언 안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들이거든요. 그런데 우리 정부가 얘기할 때는 10.4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단 말이에요?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문정인> 그러니까 북한에서는 그것 갖고 자꾸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것인데 그래서 이왕 과거에 제안했던 거라면 그냥 공개적으로 ‘과거에 제안했고 그 연속선상에서 이것을 이행하기 위해서 이런 제안을 한다’라고 하면 북쪽에서 받기가 상당히 쉬울 거거든요? 이런 식의 어떤 접근 방법에 있어서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보입니다.
◇ 정관용>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그런 논리로 접근방법을 좀 바꿔보자, 이 말씀?
◆ 문정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또 비공식 막후접촉을 계속 활용해야 한다는 이 말씀. 얼마 전에 김정은 신년사를 우리 문정인 교수가 분석하시면서 북한의 대남전략 좀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분석을 내놓으셨지 않습니까?
◆ 문정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 바뀌고 있는 건가요? 그래서 결국 남북 대화의 가능성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는지 마지막 질문입니다.
◆ 문정인> 그러니까 신년사에서 나온 것은 결국에 네 가지 조건을 얘기하죠. 그게 결국 ‘군사훈련 중지하고 북의 자존심과 존엄을 존중해주고 체제비방을 중지해주고 제도, 체제 통일 즉 흡수통일을 안 해 줬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하면 정상회담을 못할 이유도 없다’ 이게 김정은이 보낸 메시지거든요? 그다음에 더 나아가선 이런 대목이 있어요. 그러니까 결국에 우리 북쪽의 사회주의가 남쪽 체제보다 훨씬 낫다고 보지만 우리가 강요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남쪽도 우리에게 강요하지 말라. 이런 것들은 결국 과거에 통일전선전략에 의해서 남을 격화시키겠다고 하는 공세적 전략에서 제발 우리를 건드리지 말아달라라고 하는 얘기가 되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렇군요.
◆ 문정인> 그리고 그 4개의 전제조건은 남북대화의 전제조건은 아닌 것 같아요. 그것은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이지. 그러니까 지금 5.24 조치나 금강산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전향적으로 나가면 대화는 얼마든지 할 수 있고 그리고 쉬운 것부터 풀어나갈 수 있는 길은 열릴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보입니다.
◇ 정관용> 그러자면 대북전단살포 같은 이런 돌발적인 부분들은 걸림돌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라, 이 말씀이군요?
◆ 문정인> 그렇죠, 그건 당연히. 물론 우리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도 있지만 표현의 자유라고 하는 게 전체 우리 공동체의 이익을 저해한다 또는 안전을 저해한다라고 하면 정부입장에서는 얼마든지 그것에 대해서 제재를 취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근거가 저는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위원께서 하시는 제안이니까 정부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문정인> 네.
◇ 정관용>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문정인 교수였습니다.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