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이선구 감독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 묻어났다. 역사적인 장충체육관 재개장 첫 경기. 하지만 막판 뒷심 부족으로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 무엇보다 마지막 순간에 세터 이나연의 선택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선구 감독은 19일 도로공사에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한 뒤 "이겼으면 좋았을 텐데…"라면서 "세터의 취약점이 또 나타났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이날 패배로 6승13패 승점 21점으로 V-리그 여자부 5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의 위용이 사라졌다. 세터진이 약해진 탓이다. 이나연은 1년간 임의탈퇴로 코트를 떠났다가 올 시즌 돌아왔고, 정지윤 역시 은퇴를 했다가 지난 시즌 복귀했다. 어쩔 수 없이 세터가 다른 팀에 비해 약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5세트에서 세터의 약점이 드러났다. 공격성공률 41.66%에 42점을 올린 에커맨을 막판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선구 감독은 "그날 좋은 선수에게 올려줘야 하는데 여기 하나, 저기 하나 때리게 해준다"면서 "5세트 9-7 상황에서는 외국인 선수가 힘들어도 계속 올려줘야 한다. 우리 자신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쉽게 지지 않은 것이 위안이었다. 비록 순위는 5위에 머물고 있지만, GS칼텍스는 19경기에서 11차례나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이선구 감독은 "풀세트에서 져서 속상한 점도 많지만, 팬들이 즐거울 수 있다면 만족한다. 물론 이기면 더 좋겠지만…"라면서 "도로공사가 7연승이라 일방적으로 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잘 해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