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실종 10대 김군, IS 관련성 갈수록 '증폭'

경찰 "비밀 메신저로 얘기하자 이메일 확보"

(사진=유튜브영상 캡처/자료사진)
터키에서 실종된 한국인 남학생 김모(17)군의 행방이 열흘 가까이 묘연한 가운데 외교부와 경찰 등 관계당국은 김군이 IS(이슬람 과격단체)에 스스로 가담했을 가능성에 수사의 초점을 모으고 있다.

김군의 컴퓨터와 트위터 계정에서 발견된 사진, 메시지 등에서 이를 뒷받침할 정황들이 속속 확인되는 모양새다.

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관계자는 "김군이 트위터 계정으로 터키에 있는 사람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가장 최근에 주고받은 메시지는 작년 12월쯤"이라고 말했다.

김군의 터키 여행 일정이 1월 3일 확정됐다는 점에 비춰보면 김군은 출국 직전까지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한 외국인과 연락을 취한 셈이다.


경찰은 특히 "트위터 메시지 중에는 '우리 슈어 스팟으로 얘기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슈어 스팟(sure spot)'은 트위터 등과 달리 서버를 거치지 않은 채 휴대 전화 사이에 일대일로 교신하는 개인 암호메신저로, 흔적이 남지 않는게 특징이다.

스마트폰 메신저 앱인 '슈어 스팟'은 구글과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모든 텍스트와 이미지, 소리 등을 유례없이 암호화하는 비밀 메신저(a secure mobile messaging app that uses exceptional end-to-end encryption for every text, image and voice message)'라고 소개돼 있다.

터키 출국 직전 이메일과 트위터 말고도 '슈어 스팟'이라는 보안 메신저가 사용됐다는 점은 단순한 관광 등이 아닌 다른 목적이 있었음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이메일 등에서 IS 등의 단어가 수차례 언급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김군의 IS 가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찰은 이메일에 적힌 각종 내역을 분석해 김군 실종과의 연관성을 추적하고 있다.

여기에 김군이 실종된 터키 남부 킬리스라는 지역적 특성도 간과할 수 없다.

킬리스는 IS, 알카에다 등과 연계된 무장조직이 거점으로 삼고 있는 곳으로, 시리아와 불과 4-5Km 떨어진 국경도시다.

특히 최근 IS에 가담하는 터키와 유럽 젊은이들의 월경 지역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앞서 지난해 14세 터키 소년이 킬리스를 거쳐 시리아로 넘어가 IS에 가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 선임연구원은 "국경도시 호텔에 모인 뒤 IS에 가담하는 다른 국가 젊은이들과 루트가 비슷하다"고 우려했다.

장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8월만해도 IS에 소속된 사람들의 국적이 그리 다양하지 않았다"며 "현재는 90개국까지 확장됐고 아시아쪽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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