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감독은 19일 오전 서울시향 신년간담회에서 처우 문제(고액 연봉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건 돈을 주는 사람에게 물어야 하는 질문 같다”고 답했다.
그는 “제가 대답해야 할 부분은 연봉이 얼마냐를 떠나서 ‘이 사람이 일을 더 잘하고 있냐, 그래서 만족하냐 안 만족하냐’이다. ‘왜 그 많은 돈을 받으면서 일을 잘 못합니까’라고 물으면, 그건 제가 대답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왜 이 (많은) 돈을 줍니까’라는 질문은 (돈을) 주는 사람에게 해야 한다”며, “그(돈을 주는) 사람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이 사람이 이만큼 일할 수 있으니까 이 물건을 사는 것이다. 그러니 제가 대답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받는 만큼 일을 안 해서 이런 질문이 나오는 거로 생각되는데, (막상 질문한 사람에게) 물어보면 또 그런 건 아니라고 한다. 아니면 대답이 없거나…”라고 덧붙였다.
또 정 감독은 “그 (많은) 돈을 받고 뭘 하냐고도 묻는데, 그것 역시 대답할 필요가 없는 질문”이라며 “재단에도 주고 누구도 도와주고 하는데, 그건 (일일이) 말할 필요 없는 거다”며 일축했다.
정 감독은 “누군가 엉뚱하게도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 만들어 주고, 이외 시향에 필요한 모든 것 후원해 주겠다. 다만 조건이 (제가) 돈을 안 받는 거다’고 말한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계약서)에 서명하겠다”면서 시향 발전만 확약해 준다면 돈을 안 받을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 로마에서 돈을 안 받고, 받을 돈을 펀드로 만들어 음악가를 돕는 데 쓰라며 8년을 모은 적이 있는데 일절 지원이 안 됐던 경험 등을 이야기하면서, 그런 방식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정 감독은 “제가 여기서 그렇게 함(돈을 안 받음)으로써 서울시향이 굉장히 도움을 받을 거라고 하면 안 받겠지만, 그냥 (제 연봉을) 깎고 싶은 거라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현재 정 감독의 1년 연봉은 회당 지휘료를 포함해 약 12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