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도루다.
민병헌은 2007년 도루 30개를 기록할 정도로 발이 빠른 선수다. 2013년에도 27차례나 베이스를 훔쳤지만, 지난해 도루는 16개에 불과했다. 일단 타격에 초점을 맞췄고, 무엇보다 허리 통증과 체력적인 부담으로 도루를 아꼈다.
올해는 다르다. 민병헌이 '뛰는 야구'를 선언했다. 신임 김태형 감독의 새 목표를 따라 2015년에는 거침 없이 달리겠다는 각오다.
민병헌은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감독님이 말씀하신 빠른 야구, 한 발 더 뛰는 야구에 조금 더 신경 써서 다가가려 한다"면서 "더 달리고, 빨라지기 위해 몸의 변화도 준비하고 있다. 스타트와 순발력, 러닝 부분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때 '육상부'라는 애칭까지 얻었던 두산은 지난해 도루 111개로 1위 삼성(161개)과 50개 차가 났다. 오재원(33개), 정수빈(32개)에 민병헌도 달린다면 '육상부'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민병헌이 '뛰는 야구'에 눈을 돌린 것은 팀을 위해서다. 두산은 지난해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06년, 2011년 5위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이었다.
민병헌은 "팀을 먼저 생각하고, '내가 어떻게 해야 내 위치에서 팀에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으로 1번이든 9번이든 가리지 않고 내 위치에서 더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면서 "내가 잘 돼서 팀이 잘 되는 것보다 팀이 잘 돼서 나까지 좋은 영향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그림일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덧 두산 주축 선수 반열에 올랐지만, 민병헌에게 자만은 없다. 오히려 연습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 민병헌이다.
민병헌은 "연습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다. 연습을 해야 잘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많은 연습을 소화하려 한다"면서 "달콤한 말에 젖어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더 긴장하고 있다. (김)현수와 (정)수빈이 등 좋은 선수들이 있기에 항상 치열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자만하려 하지 않는다"고 다시 스파이크 끈을 조여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