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선발 가드 홍아란(23 · 청주 국민은행)도 선수들과 수다를 떨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홍아란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올스타전이라 떨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별 공연 얘기가 나오자 표정이 살짝 달라졌다. 홍아란은 이날 중부 선발 가드 신지현(20 · 부천 하나외환)과 함께 'W 스페셜 공연' 펼친다. 3쿼터 작전 타임 때 '거위의 꿈'을 듀엣으로 부른다. 홍아란은 "노래 연습을 많이 했다"면서 "어제는 지현이와 만날 수가 없어 따로 노래를 불렀다"며 수줍게 웃었다.
둘의 공연은 언론을 통해 이미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16일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두 '얼짱 가드'의 공연 연습 때는 수십 명 취재진이 몰렸다. 올 시즌 주전으로 도약한 신지현이 빼어난 외모로 주목받고 있지만 홍아란도 '청주 아이유'로 불리며 만만치 않은 인기를 자랑한다.
국민은행은 전반기를 4연승으로 마치며 3위(12승9패)로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 시즌 1위(18승3패) 춘천 우리은행에 2연패를 안기며 통합 3연패를 저지할 팀으로 꼽힌다. 홍아란도 지난 12일 홈에서 3점슛 2개 포함, 14점을 넣으며 대승을 견인했다.
홍아란은 그러나 자신의 전반기에 대해 "50점은 한 것 같다"고 다소 박한 점수를 매겼다. "아직 채워야 할 게 많다"면서 홍아란은 "12일 오른 발목을 접질리기도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후반기에는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팀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다면 노래 솜씨에 대한 점수는 어떨까. 농구보다 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홍아란은 "내 노래 실력은 10점"이라며 웃었다.
색다른 모습에 팬들은 탄성을 질렀고, 나름 준수한 노래 솜씨가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홍아란은 "여러분 함께 해요"라는 구호를 외치며 환호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3분 남짓 공연을 마친 홍아란은 격려의 박수 속에 하이힐을 신은 채 다소 뒤뚱거리며 코트를 빠져나갔다. 올스타전을 후끈 달군 100점짜리 공연이었다.
홍아란은 공연을 마친 뒤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코트로 들어왔다. 이어 종료 12초 전 승부에 쐐기를 박는 레이업까지 넣으며 중부 선발에 대한 97-94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홍아란은 "오히려 공연 뒤에 떨리더라"면서 "그래도 10점 더해서 (공연에) 20점은 주고 싶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