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꿈이 있어요"

평균 나이 75세..폐지 줍는 어르신들 대상으로 한 실버자원협동조합

CBS가 올 한해 '우리에겐 꿈이 있습니다'란 주제로 연중 캠페인을 펼치는데요,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폐지를 주우면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어르신들을 이승규 기자가 찾아갔습니다.

올해 78살인 김순남 할머니.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는 나이지만, 여전히 꿈이 있습니다. 한글 공부가 그것입니다. 못 배운 게 한이 된 김순남 할머니는 반드시 한글 공부를 시작해 책도 보고 신문도 읽는 게 꿈입니다.

[인터뷰] 김순남 할머니 (78세)
"난 꿈이 배우고 싶은 거야. 배우고 싶은 거. 내가 옛날에 두메산골에서 태어나서 공부가 그렇게 하고 싶어도 못 했어."


다 늙은 나이에 무슨 꿈이 있냐고 손사래 치는 조경림 할머니의 꿈은 정말 소박합니다. 자녀에게 경제적으로 손 벌리지 않고 자족하며 사는 게 꿈입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자녀들의 만류에도 소일거리 삼아 폐지를 주우러 다닙니다.

[인터뷰] 조경림 할머니 (80세)
"내가 어디서 돈 10원짜리 한 장 세아려 보겠어. 폐지 줍는 일이라도 하니까 2천 원이라도 받았지."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을 불쌍하게 보는 시선도 있지만, 조경림 할머니는 그런 눈초리에 전혀 기죽지 않습니다. 폐지 줍기란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들 어르신들이 버는 돈은 하루에 7천 원에서 8천 원. 폐지를 줍는 경쟁자들도 많아져 벌이가 예전만큼은 못 하지만 어르신들은 언제가는 이루어질 자신들만의 꿈을 꾸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꿈을 조금 더 수월하게 이루기 위해 지난해 7월 설립한 실버자원협동조합에 가입했습니다.

실버자원협동조합은 인천 해인교회가 우리나라에는 처음으로 폐지 줍는 어르신들을 위해 만든 협동조합으로 현재 22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습니다.

협동조합에 가입한 이후로 공동체성이 생기고, 일한만큼 돈을 받을 수 있어 더 열심히 일하게 됐습니다. 어르신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사람이 생겼다는 게 마냥 기쁘기만 합니다.

[인터뷰] 김순남 할머니 (78세)
우선 이제 목사님같이 든든한 분이 뒤에서 말이라도 이렇게 해주니까 그래도 한결 낫죠.

어르신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협동조합을 만들었지만 설립을 주도한 이준모 목사에게도 협동조합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인터뷰] 이준모 목사 / 인천 해인교회
해인교회를 통해서 많은 교회들이 자기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에게 좀더 관심을 갖도록 유도해내는 등대지기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어르신들과 이준모 목사는 오늘도 자신들의 꿈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습니다.

영상 취재 최현 영상 편집 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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