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기도 안산상록경찰서는 인질극에서 구출된 의붓 큰딸의 진술을 토대로 인질 살해범 김모(46)씨가 오전 9시38분쯤 둘째 딸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큰딸은 경찰에 "범인이 엄마에게 통화를 시도했으나 엄마가 전화를 안받자 극도로 흥분해 곧바로 동생을 죽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부인 A(44)씨의 휴대전화에 수신거부된 김씨의 전화가 왔음을 알려주는 매너콜 문자 메시지가 찍힌 오전 9시38분쯤을 살해시점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8월부터 별거 중인 부인 A씨가 휴대전화를 받지 않자 지난 12일 오후 3시부터 3시 30분 사이 안산시 상록구에 있는 A씨 전남편 B(49)씨 집으로 갔다.
B씨 동거녀(32)에게 'B씨 동생이다'고 속이고 집으로 들어간 김씨는 바로 부엌에 있던 흉기로 동거녀를 위협, 결박해 작은방에 감금한 뒤 B씨가 이날 오후 9시쯤 집에 돌아오자 목 등을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시신을 욕실로 옮긴 뒤 오후 11시까지 순차적으로 의붓 둘째딸과 큰딸이 집에 오자 넥타이와 신발끈 등으로 묶어 작은방에 감금했다.
그동안 김씨는 A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A씨가 김씨 전화번호를 '수신거부'해 놔 연결되지 않았다.
B씨 집에서 밤을 꼬박 새운 김씨는 13일 오전 9시 17분쯤 큰딸 휴대전화기를 이용, A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또 연결되지 않았고, 3분 뒤 A씨가 큰딸에게 전화를 걸어오자 그제야 인질극 사실을 알렸다.
이어 김씨는 오전 9시 38분쯤 또 다시 A씨와 전화연결이 안되자 격분해 둘째딸을 흉기로 찌른 뒤 목을 졸라 살해했다.
동생의 주검 옆에서 목에 흉기를 댄 인질범과 같은 방에 있었던 큰딸은 아직도 정신적인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의료기관에서 보호 중인 큰딸은 아직도 정신적인 충격 탓에 실어증세를 보이는 등 피해자 진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에 대한 사건 경위 조사가 마무리되는대로 인질살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