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를 안 받을 수도 없고' 흥국생명의 이재영 딜레마

"리시브가 힘들어요." 흥국생명 슈퍼 루키 이재영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 (자료사진=KOVO)
이재영(19, 흥국생명)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나서 금메달을 땄다. 그것도 주전이었으니 당연한 결과다. 프로로서 출발도 나쁘지 않았다. 데뷔전에서 11점을 올리는 등 외국인 선수 루크의 뒤를 단단히 받치며 제2의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는 듯 했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녹록지 않았다.

흥국생명을 만나는 상대는 하나 같이 이재영에게 서브를 집중시켰다. 이재영이 받은 서브는 58세트에서 414개. 같은 58세트를 뛴 주전 리베로 김혜선의 267개보다 정확히 147개나 많다. 점유율 30.8%로 상대 서브 3개 중 1개는 이재영이 받는 셈이다. 성공률도 33.82%에 머물고 있고, 무엇보다 리시브에 대한 부담감이 이재영을 압박했다.

덕분에 공격에서도 자신감을 잃었다. 공격성공률은 37.7%를 기록 중이지만, 6연패를 당하는 최근 5경기에서 25.6%(121회 시도 31회 성공)에 그쳤다.

V-리그 슈퍼 루키의 성장통이 시작됐다.

결국 박미희 감독도 이재영을 벤치에 앉히기 시작했다. 계속 뛰다가는 이재영도, 팀도 더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KGC인삼공사전에서는 이재영이 후위에 설 때는 곽유화를 투입했다. 특히 13일 도로공사전에서는 곽유화를 교체로 투입하다가 2세트부터는 아예 이재영을 빼고 박성희를 코트에 세웠다. 이재영은 도로공사전에서 1점도 올리지 못했다.

이재영과 팀 모두 살리기 위한 선택이다.

흥국생명은 어느덧 8승10패 승점 24점으로 3위 현대건설(12승5패 승점 33점)과 격차가 9점으로 벌어졌다. 12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더 떨어진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은 어려워진다.

문제는 이재영을 빼고 이기는 것이 더 어렵다는 점이다. 흥국생명이 시즌 초반 잘 나갈 때는 루크와 이재영 쌍포가 맹위를 떨쳤다. 아무래도 박성희, 주예나, 곽유화 등은 분명 이재영보다 공격력이 떨어진다. 다시 치고 올라갈려면 이재영의 스파이크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리시브에 대한 부담 때문에 전위에서 공격만 하는 반쪽 선수를 계속 기용할 감독은 없다. 리시브도 해야 계속 코트에 설 수 있다. 이재영의 경우에는 감독이 해결해줄 수도 없는 문제다. 부담감을 스스로 떨쳐내야 한다.

이재영, 그리고 흥국생명이 풀어야 할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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