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상록경찰서는 13일 살인 등의 혐의로 김모(46)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아내 A씨의 전남편 박모(49)씨와 A씨의 작은딸을 흉기로 살해하고 박씨의 여자친구 B씨와 A씨의 큰딸을 감금, 인질극을 벌인 혐의다.
이날 오전 9시 36분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전 10시 40분 인질협상전문가를 투입해 김씨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아내를 불러달라"고 요구하며 욕설을 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던 김씨는 정오쯤 경찰에 자수 의사를 밝혔지만 돌연 전화기를 꺼놓고 연락이 두절됐다.
이에 경찰은 오후 2시 25분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인질들과 작은방에 함께 있던 김씨를 체포했다.
경찰이 투입 당시 박씨는 욕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으며, 김씨와 함께 있던 작은딸도 방 안 침대 위에서 목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
큰딸과 박씨의 여자친구는 보자기 등으로 포박된 상태였다.
당초 경찰은 방 안에 딸 2명이 감금돼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했으나 아내 A씨와의 통화에서 인질이 더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구조된 큰딸 등은 외상은 없는 상태로 현재 병원으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충격이 심해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김씨를 경찰서로 압송한 경찰은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김씨는 경찰에서 "지난 8월부터 아내와 연락이 되지 않아 외도를 의심해 전남편 집으로 찾아갔다"고 진술했다.
경찰조사결과 김씨는 전날인 12일 오후 2시쯤 "박씨의 동생"이라며 박 씨 여자친구를 속이고 집 안으로 들어갔으며, 밤 9시쯤 집에 돌아온 박씨와 몸싸움을 벌이다 집 안에 있던 흉기로 박씨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작은딸은 다음날 오전 A씨와 통화를 하던 중 격분해 흉기로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두 딸은 김 씨와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김씨를 '삼촌'이라 불렀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둘째딸의 사망시각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피해자들이 회복되는대로 피해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