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오전 10시쯤 경찰에 호송돼 사건 현장인 자신의 아파트 안으로 들어선 뒤 강씨는 범행을 모두 시인한 채 범행을 재연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현장검증은 40분만에 끝났다.
포승줄에 묶인 채 점퍼에 달린 모자를 깊게 눌러쓴 강씨는 직후 아파트를 빠져나오면서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말이 없었다.
경찰은 숨진 아내와 딸의 부검 결과 수면제 성분이 검출된 만큼 강씨를 상대로 이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과정을 확인했다.
강씨는 경찰조사에서 범행 직전 수면제 한 알을 반으로 잘라 아내에게는 와인에 넣어마시게 했다고 진술했다.
또 14살인 큰 딸에게는 "배가 아프다고 해서 약이라면서 수면제를 주고 물과 마시게 했다"고 말했다.
강씨가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다.
경찰은 또 강씨 아내의 경우 거실 바닥, 큰 딸은 작은 방, 8살인 작은 딸은 안방 침대 등 각각 다른 곳에서 목 졸려 살해된 과정도 강씨를 상대로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가 눈물을 흘리진 않았지만 범행을 재연하면서 참담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강씨가 연말 가족여행을 하다 차량을 몰고 충북 대청호에서 빠져 숨지려 했다가 자고 있던 가족이 깨어나 범행을 포기했다는 진술을 한 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범행을 계획했는지, 생활고 외에 다른 범행동기는 없는지 오는 15일 사건을 검찰로 넘기기 전까지 경찰은 강씨를 상대로 막판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