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강정호-류현진 '꿈의 대결'

'이번에는 내가 이긴다' 넥센 강정호(왼쪽)의 피츠버그 입단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동갑내기 친구인 LA 다저스 류현진과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는 8월과 9월 두 차례 두 팀의 시리즈에서 한국인 투타 대결이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자료사진=황진환 기자)
'한국의 A-로드' 강정호(28 · 넥센)의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입단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계약 합의 소식이 들려온 가운데 강정호는 신체 검사와 계약서 사인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13일(한국 시각) "피츠버그가 강정호와 4년 1600만 달러(약 173억 원) 규모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4년 간 성적을 바탕으로 5년째 계약도 이뤄질 수 있는 옵션도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호는 전날 넥센 구단을 통해 오는 14일 미국으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신체 검사를 통과하면 계약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사실상 입단이 확정된 셈이다.

이에 따라 강정호는 올 시즌 꿈에 그리던 미국 무대에서 뛰게 됐다. 물론 빅리그 명단에 들기 위한 쉽지 않은 과정이 남아 있다. 그러나 팀내 연봉 8위의 위상을 감안하면 스프링캠프에서 제 기량만 검증될 경우 마이너리그를 피할 가능성도 적잖다.

▲8, 9월 두 차례 맞대결…류현진, 복수혈전?

올 시즌 강정호가 빅리그에서 뛴다면 특히 류현진(LA 다저스)과 맞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동갑내기 친구들이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펼칠 꿈의 대결이다. 강정호도 향후 맞붙을 류현진에게 "직구를 던져달라고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저스와 피츠버그는 올해 두 차례 3연전이 예정돼 있다. 첫 대결은 오는 8월 8~10일 피츠버그의 홈인 PNC파크에서 열리고, 한 달여 뒤인 9월 19~21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재대결이 펼쳐진다.

물론 류현진의 선발 등판 순서가 변수다. 로테이션에 따라 피츠버그 3연전을 비껴갈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의 시리즈 모두 피해가기도 쉽지 않다. 둘의 부상과 강정호의 빅리그 잔류 여부에 따라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적잖다.

'한국에서 일은 잊어라' 강정호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류현진에 타율 1할대로 약했지만 류현진의 마지막 10승을 막아낸 홈런을 치른 등 결정적인 한방을 날렸다.(자료사진=황진환 기자)
한국 무대에서는 류현진이 강정호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류현진이 미국에 진출한 2013시즌 전까지 강정호에 통산 피안타율이 1할7푼6리(34타수 6안타)에 불과했다.

그러나 강정호의 힘도 만만치 않았다. 6안타 중 장타가 무려 4개나 됐다. 홈런이 1개였고, 3개가 2루타였다. 삼진이 11개였지만 일단 맞으면 큰 것으로 연결됐다.

특히 류현진에게 한국 무대 마지막 홈런을 안긴 이가 강정호다. 2012년 10월 4일 류현진의 10승이 걸린 대전 경기에서 강정호는 0-1로 뒤진 7회 동점 홈런을 날리며 친구의 승리를 무산시켰다. 7년 연속 10승을 찍고 미국으로 가려던 류현진에게는 뼈아픈 한방이었다.

특히 둘은 최근 2년 동안 기량이 급성장했다. 류현진은 2년 연속 14승을 올리며 MLB 정상급 투수로 인정받았고, 강정호는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 유격수 사상 최초로 40홈런을 날릴 정도로 타격 기량이 만개했다. 장타율 7할3푼9리에 OPS가 1.198에 이르렀다.

▲류현진, 추신수와도 대결…강-추 격돌은 없다

'살살 좀 하랬더니...' 지난 2013년 9월 신시내티에서 뛰던 추신수(오른쪽)가 다저스와 맞대결을 앞두고 류현진과 악수하는 모습.(자료사진)
류현진은 이미 MLB에서 한국인 투타 대결을 펼쳤다. 지난 2013년 7월28일 당시 신시내티에서 뛰던 추신수(33 · 텍사스)와 맞붙었다.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큰 관심을 끈 대결이었다. 류현진은 MLB 데뷔 시즌 승승장구하고 있었고, 추신수는 역대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홈팀인 다저스는 신시내티와 시리즈를 코리안 주간으로 정하고 대대적인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일단 류현진이 판정승을 거뒀다. 추신수는 류현진에게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냈지만 이후 2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류현진은 7이닝 9탈삼진 1실점 쾌투로 9승째를 거뒀다.

이후 신시내티에서도 기회가 있었지만 류현진이 부상 후유증으로 로테이션을 거르면서 재대결은 무산됐다. 추신수가 아메리칸리그 텍사스로 이적한 지난해는 내셔널리그인 다저스와 대결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2년 만에 둘의 대결이 성사될 길이 열렸다. 두 팀의 인터리그 4연전이 예정돼 있다. 오는 6월 16~17일(텍사스), 18~19일(LA)에서 열리는 일정이다. 4연전이라 류현진이 등판할 확률이 매우 높다. 부상만 없다면 투타 대결이 이뤄진다. 추신수로서는 설욕의 기회다.

'강-추 미소'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대만을 꺾고 금메달을 확정한 뒤 추신수(왼쪽)와 강정호가 서로 격려하며 기뻐하는 모습.(자료사진)
다만 추신수와 강정호의 맞대결은 올해는 이뤄지지 않는다. 두 팀의 경기가 없다.

둘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함께 일군 사이. 둘 모두 결승에서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맹활약을 펼쳤다. 물론 류현진도 당시 함께 했다.

강정호의 미국 진출로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3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의 성적과 함께 맞대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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