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의 방문 시점은 장남인 신동주 일본 롯데그룹 전 부회장이 계열사 임원은 물론 부회장직에서도 해임되면서 후계구도가 요동치는 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그 배경과 일본내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12일 한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0일 오전 일본으로 입국한 뒤 도쿄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거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본은 12일이 '성인의 날' 휴일이어서 신 회장은 공식 일정을 갖지 않고 개인 일정을 소화하면서 휴식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13일에는 도쿄 신주쿠 롯데본사에 있는 집무실로 나가 신 전 부회장 해임 이후의 그룹 경영 방안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의 집무실이 롯데 본사에 마련돼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일본 롯데측 관계자들과도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롯데그룹측은 "신 회장의 이번 방문은 구단주를 맡는 프로야구 롯데마린즈를 격려하기 위한 것일 뿐 후계구도 문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일본 체류 중에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보고받을 일도 없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이번 방문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하순 3개 일본 롯데 계열사 임원직에 이어 지난 8일 일본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도 해임되면서 후계구도에 급변 기류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재계에선 '한국 롯데 = 신동빈 회장, 일본 롯데 = 신동주 전 부회장' 등식에 변화가 발생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이 9일 조모의 제사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다음날 신 회장이 출국함에 따라 10일 이뤄진 가족모임에 불참한 상황 등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일련의 정황상 신 회장이 한·일 롯데를 총괄 경영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면서 "이번 일본 방문도 그런 흐름의 일환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일단 일본 롯데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이나 영속적인 경영 형태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회장의 일본 방문 시점이 신 전 부회장의 일본 부재 시점인 점을 고려하면 신 회장의 일본내 행보가 한층 자유로울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롯데의 경영 상황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탈(脫) 침체를 위한 향후 경영 구상을 가다듬을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롯데그룹측은 이런 관측에 대해 "해임 건과 일본 방문은 전혀 무관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일본을 방문한 것은 맞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의 해임과는 전혀 무관하게 오래전부터 잡혀 있던 비즈니스 일정 때문으로 확인했다"며 "일본 사항은 일본에서 정리하고 한국 사항은 한국에서 정리한다는 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