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청장은 경북경찰청장 재임 당시 간부 경찰들을 이 사상 전파의 본산으로 불리는 교육원에 연수를 보내다가 직원들의 반발로 중단됐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제가 홍익을 강조하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 개개인의 가치를 존귀하게 여기고 높게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홍익! 널리, 내가 틀을 가지고 있는 그러한 범위를 벗어나는 것입니다…".
마치 특정 종교의 교리를 설파하는 듯한 이 말은 1만 부산경찰을 이끌고 있는 권기선 부산경찰청장이 직원들 앞에서 한 말 중 일부다.
권 청장은 지난 2일 부산경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2015년 시무식에서 3백여 명의 직원들이 모인 가운데 사실상의 강연을 진행했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강연은 홍익과 우주, 내공, 통일 등 권 청장 자신이 심취해 있는 특정 사상과 이념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말들로 채워졌다.
권 청장은 이 같은 자신의 이념을 '홍익 치안' 혹은 '홍익 경찰' 이라는 문구로 변형해 부산 경찰의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심지어, 부산경찰청 홈페이지에 '홍익사랑 영상방' 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경찰은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자신의 사상을 알리려 하고 있다.
종교와 이념의 모호한 선을 넘나드는 권 청장의 과도한 홍익 사상 전파는 앞선 경북경찰청장 재임 당시에도 구설과 함께 직원들의 반발을 불러 왔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경북경찰청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초, 권 청장은 청 내 경감급 이상 간부직원들을 대상으로 해당 사상 전파의 본산이라고 불리는 충남의 한 교육원에서 단체 연수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권기선 청장은 "건국 이념인 홍익 정신을 직원들에게 알릴 수 있는 곳을 수소문하다가 해당 교육원을 선정하게 됐다"며 "특정 종교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휘에 의해 움직이는 경찰 조직의 특성상 단체장이 특정 이념을 강조하는 것은 조직원들의 가치관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 모 대학교 경찰행정학과 한 교수는 "상명하복으로 움직이는 경찰조직에서 수장이 권한 밖의 지시나 강요를 한다면 조직의 체계는 물론 직원들의 사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