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다룰 주제는 뭔가요?
◆ 김성완> 오늘 언론에 최대 관심은 아무래도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이 되겠죠.
◇ 박재홍> 그렇습니다.
◆ 김성완> 집권 3년차 시작부터 지금 항명파동을 겪은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국정구상을 밝힐지 주목이 되는데요. 저는 내용에 관해서는 언론에서는 다 얘기를 하고 있으니까 기자회견 형식에 좀 관심을 두고 주목을 해 봤습니다.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의 비밀', 그 행간을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네, 기자회견의 형식 또 비밀이 있다는데 무슨 비밀인가요, 그러면.
◆ 김성완> 박근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의 비밀 혹시 모르세요? 많은 분들이 아시고 계실 것 같은데 작년에 이것 때문에 한바탕 난리가 났었잖아요. 국민들은 다 모르는데 기자들만 아는 비밀. 영화 찍을 때 어떻게 합니까? 배우나 뭐 카메라, 조명 모든 스태프들이 다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잖아요. 그거랑 똑같습니다. 작년 신년기자회견 때 모든 형식과 내용, 심지어는 질의를 하는 기자들까지. 기자가 질문할 내용까지 전부 다 미리 사전에 조율됐다는 사실이 드러나서 한바탕 논란이 있었죠.
◇ 박재홍> 네, 기억납니다. 그것 때문에 기자들까지 덩달아 비난을 받았었고.
◆ 김성완> 맞습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좀 억울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기도 하는데 사실은 뭐 억울할 것도 제가 볼 때는 없는 것 같고요. 다 같이 뭐 사실 욕을 먹었는데요. 우리 이제 작년에 기자회견을 했고 몇 시간 뒤면 기자회견을 할 것 아니겠어요? 외국 특히 뭐 오바마 대통령의 어떤 기자회견하고 비교를 해 보면 딱 대비가 되는데요. 대통령 발언이 끝나면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게 되잖아요. 모두 발언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은데요. 박근혜 대통령 같은 경우에도 한 15분 정도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 한 1시간 반 이상의 시간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것으로 보내거든요. 이게 이제 기자회견의 꽃이에요, 사실은. 그 자리에서 짜여져 있지 않은 돌발질문이 나오거나 할 때 대통령이 어떻게 그 질문에 답변을 하느냐 또 당황하는 경우도 있고.
◇ 박재홍> 국민들이 정말 궁금해 하는 그런 질문을 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성완> 그렇죠. 기자들은 좀 까칠하게 질문할 필요가 있죠, 사실 대통령한테. 그래서 노무현 전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기자회견을 할 때 기자들하고 막 언쟁도 하고 그랬었잖아요. '저거 싸우는 거야?'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그렇게 했는데 작년 기자회견을 한번 예를 들어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모두 발언을 다 끝내고 난 다음에 보통 장내에서 '지금부터 질의응답시간입니다' 이런 게 나오잖아요. 그러면 기자들이 질의할 기자들이 막 손을 막 "저요, 저요" 이러면서 들잖아요. 그러면 대통령이 쭉 둘러보다가 기자 한 명을 딱 선택을 하면서 무슨 언론사 기자, 누구. 딱 지목을 하면 기자가 질의를 하잖아요.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이 미리 질의할 기자와 그 기자가 질의할 내용까지 대통령한테 다 들어가 있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대통령 바로 앞에 단상 앞에 프롬프터라고 해서 바깥쪽에서, 우리는 이제 TV로 잘 안 나오니까 잘 모르시겠지만 투명한 판넬 같은 게 있잖아요. 거기에 이제 글자들이 쫙 떠서 대통령이 그걸 보고 얘기를 하는데 박 대통령은 미리 다 들어가 있는 질문지와 답변지, 모범 답안지를 가지고 그 프롬프터를 보면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죠, 작년 상황은.
◇ 박재홍> 그러니까 질문할 기자들이 추첨이 된다고 하는데요.
◆ 김성완> 12명을 작년에 추첨을 했는데요. 미리 이게 "저요, 저요" 하다 보면 굉장히 혼란스럽잖아요. 그러니까 사전에 조율을 하게 되는데 이건 청와대에서 결정해 주는 것은 아니고요. 기자들이 기자단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회의를 하거나 추첨을 합니다. 그러니까 작년에는 공교롭게도 동아일보, 채널A, 뉴데일리 같은 좀 친정부성향의 보수신문들이 많이 이제 그랬어요, 해당 신문사는 좀 약간 기분이 나쁠 수 있겠지만 이렇게 표현하면. 그런데 친절하게도 무슨 질문을 할 건지 청와대에 다 알려줘서 그래서 아마 더 많은 비난을 좀 샀던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시험지 사진을 다 유출해 놓고 그 시험지로 시험 봤던 거랑 똑같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야말로 '화기애애한 기자회견이었다' 이런 평가도 있었습니다마는.
◆ 김성완> 그렇게 될 수밖에 없잖아요.
◇ 박재홍> 오늘 기자회견도 이런 형식으로 진행되는 건 아니죠?
◆ 김성완> 연기도 한 두번이지 올해도 또 그렇게 했다가는 사실 난리가 날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기자들도 좀 창피할 수도 있고 대통령도 사실은 얼굴에 먹칠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일단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말은 안 들을 것 같습니다. 질문할 기자들을 추첨으로 결정하는 것은 작년하고 똑같았고요. 어떤 기자가 질문하느냐에 따라서 그 언론사 이름이 나가기 때문에 또 사세와 영향을 미칠 수 있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그래서 경쟁이 치열한데요, 그래서 추첨을 통해서 뉴스1, 국민일보, 경향신문, SBS, MBN 이런 곳들이 결정이 됐다고 합니다. 작년과 달리 청와대에 질문지도 건네주지 않았다고 하고요, 이번에는 기자들이 입단속까지 했다고 해요. "이번에는 청와대에 알려주면 안 돼, 절대 이야기하지 마"라고 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 박재홍> 언론 전체 명예를 걸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 그러면 올해 분위기는 작년 기자회견과 다르겠네요.
◆ 김성완> 아마 예민한 분들은 차이점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박근혜 대통령이 기자가 질문할 때 정확하게 핀트에 맞춰서 답변을 해 주느냐, 뭐 망설이거나 당황하는 장면은 없는지 살펴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저는 그렇다고 해서 분위기가 그렇게 많이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이런 생각도 들어요. 왜 그러냐면 기자들이 사실은 질문을 하려면, 15개 분야에 나눠서 질문을 한다고 하잖아요, 기자들이. 그러면 기자들간의 질문이 겹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사전에 기자들이 조율을 하거든요. 그러면 그만큼 비밀이 많이 누설된다는 이야기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청와대 홍보수석실에서 기자들을 열심히 취재하게 되면 얼마든지 예상질문지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 이런 점에서 박 대통령이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있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고요. 또 하나는 기자들이 추첨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다고 해요. 추첨을 다 해놓고 보니까 아까 제가 명단을 말씀드렸잖아요. 그런데 이른바 빅3 신문이라고 하는 조중동 신문이 빠졌어요. 조선, 중앙, 동아. 그리고 종편이 이번에 한 군데서도 뽑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청와대에서 '이들 신문사도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안 되겠니' 라고 제안을 했다고 해요. '그렇게 하면 질문을 3, 4명 정도 더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줄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답니다. 그래서 기자들이 질문할 기회를 더 많이 준다고 하니까 마다할 이유는 없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또 최근에 보수신문들의 청와대에 대한 인식이나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날을 볼 때 비판을 할 수 있는 질문들도 또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질문 기회를 더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그 바람에 원래 1시간 반 정도 시간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한 2시간 정도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기자회견 시간이. 몇 시간 뒤면, 2시간 남짓이면 박근혜 대통령 집권 3년차 기자회견을 하게 되는데요. 어떤 기자가 무슨 질문을 던지는지, 또 대통령은 어떻게 답변하는지 주목하시면 훨씬 흥미롭게 기자회견으로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주목해 봐야겠네요.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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