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처자식 살해 엿새째, 범행 동기는 여전히 모호

일가족(부인.딸 2명)을 살해한 가장 강 모 씨(47)가 검거됐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로 피의자 강 모 씨가 압송,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성호기자
서울 서초동 일가족 살해사건이 일어난 지 엿새가 지났지만 범행 동기를 둘러싼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12일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강모(48)씨의 계획적 범행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강씨의 아내 이모(43)씨와 큰 딸(13)에게서 강력 수면제인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강씨 역시 "이달 초 수면제 10알을 처방받았고 반 개를 와인에 섞어 아내가 먹도록 했다"고 진술했다.

조사 결과 강씨는 지난달에도 수면제 10알을 처방받았으며, 아내 외에 두 딸에게도 수면제를 타먹였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강씨가 아내에게 수면제까지 먹인 점으로 미뤄 우발적 살해보다 계획적 살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아내와 두 딸을 계획적으로 살해할 정도의 범행 동기는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5억 원의 채무가 있다 해도 보유하고 있는 서초동 아파트는 시세 11억 원에 이른다.

또 숨진 아내 이씨의 통장에는 현금 3억 원이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강씨는 경찰에서 "실직한 뒤 주식투자로 돈마저 날리자 가족들에게 미안했다"며 생활고가 범행 동기가 됐음을 나타냈지만,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경찰 관계자도 "명문대까지 나온 강씨가 왜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아직 그 동기가 애매한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13일 이뤄지는 현장검증 등을 통해 범행 동기에 대한 마무리 수사를 이어간 뒤 이르면 14일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계획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