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견에서 박 대통령은 청와대 인적쇄신 요구 등 여론과는 상당한 인식 차이를 드러났다는 평가다.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가진 신년기자회견에서 비서실장과 측근 비서관들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대해 "김기춘 비서실장은 드물게 보는 사심없는 분이고 가정에 어려운 일이 있지만 자신에게 연연할 이유도 없이 (내)옆에서 도와줬다"고 말하며 강한 신임을 표시했다.
이어 "청와대에 들어올 때도 다른 욕심이나 그런게 있겠나 내가 요청하니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오셨으니 이미 여러 차례 사의도 표명했지만, 여러 당면 현안이 많아서 수습을 먼저 해야 하고 해서 이 일들이 끝나고 (거취를)결정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 3명의 청와대 비서관에 대해서도 경질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3명의 비서관은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하고 "경찰이나 언론, 야당에서 비리나 이권이 있나 샅샅이 찾았지만 하나도 없지 않았느냐"고 반문하고 "묵묵히 고생하면서 자기 맡은 일을 열심히했고 이번에 대대적으로 확인했지만 비리가 없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비서관을 내친다면 누가 내 옆에서 일을 하겠느냐"며 교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정윤회씨 거취와 관련해서도 "정윤회씨는 분명히 말하지만 실세는커녕 전혀 국정과 관계가 없다. 문체부 인사도 터무니없이 조작이 된 얘기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말자하면 태권도, 체육계 등 여러 비리가 그동안 쌓여와 자살하는 일도 벌어지고 묵과해서는 안되겠다 싶어 바로잡으라고 대통령으로서 지시했지만 도대체 진행이 안돼서 계속 따지니까 결국 거기서 제대로 역할을 안했고 역할을 안하면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죠"라고 밝혔다.
특히 "(대통령의)지시가 있으면 바로잡아야 하는데, 못하면 책임을 져야되는 것인데 오히려 둔갑을 해서 체육계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 나왔다. 우리사회가 이렇게 돼서는 안된다"며 정윤회를 두둔했다. 박 대통령은 정윤회씨는 "이미(자신을) 떠난 사람이다"고 말했다.
김기춘 실장의 지시를 어기고 국회에 불출석해 논란을 일으킨 김영한 민정수석에 대해서도 "항명 파동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옹호했다. 박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유감스럽지만 (부임 이전) 과거에 있던 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국회에 나가 정치공세에 휩싸이지 않을까 걱정해서 그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쇄신 및 비선실세 의혹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개인적 욕심을 달성하기 위해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을 이간질해서 어부지리를 노리는 일에 말려든 게 아니냐. 말도 안되는 일들이 계속 논란이 된다면 우리 사회도 건전하지 못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은 회견 모두에 '문건유출 파동'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이번 문건파동으로 국민 여러분께 허탈함을 드린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대국민사과를 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나라를 위해 헌신과 봉사를 해야할 위치에 있는 공직자들이 개인의 영달을 위해 기강을 무너뜨린 일은 어떤 말로도 용서할 수 없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경위 등을 비난했다.
박 대통령은 조응천-박관천 라인에서 외부로 유출된 문건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진실이 아닌 것으로 사회를 어지럽히는 일은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서나 올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나 결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