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자회견은 박 대통령의 모두 발언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순으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역시 정윤회씨와 청와대 실세 3인방의 국정 개입 의혹에 대한 박 대통령의 공식 입장이 어떻게 정리되는지, 더 나아가 대국민 사과를 하느냐 여부이다.
박대통령은 당초 문건의 내용을 ‘찌라시에나 나오는 얘기’라고 일축한 바 있고, 검찰수사에서도 문건은 허위이며 각종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 문건이 수시로 유출되고, 정윤회씨와 청와대 실세 3인방이 정부 부처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몇 몇 개인의 일탈적인 행위’로 치부하고 그냥 넘어갈 수만은 없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박대통령이 단순히 유감을 표명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국민 사과를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기류 변화에는 박대통령이 청와대 문건 유출과 각종 의혹에 대한 진정성 있는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으면, 커져만 가는 국민 불신 속에 국정 운영 동력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정치권과 각계에서 분출되고 있는 청와대 인적쇄신 요구에 대해서 박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밝힐 지도 관전 포인트이다.
박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 국면전환용 인사에 부정적인 경향이지만, 김영한 민정수석의 항명 파동으로 청와대의 공직기강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거듭 확인되면서 인적 쇄신의 필요성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특히 김기춘 비서실장은 문건 유출을 막지 못한데다 김영한 민정수석의 항명파동 등을 통해 청와대 지휘체계의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책임론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상황이다.
다만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하기에는 적임자 물색 등 준비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은 일단 사과 또는 유감 표명을 하면서 앞으로 지켜봐달라는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을 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 김정은 제1비서가 신년사에서 “최고위급회담도 못할 것이 없다”며 통 크게 나온 만큼 이번에는 박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화답할 차례이다.
박대통령은 이상가족 상봉,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과 관련해 전향적인 제안을 할 수도 있고, 특히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 지도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최근 정재계에서 부상하고 있는 경제인 가석방 등 사면론에 대해 박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주는가도 관심이다.
이밖에도 박 대통령은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에 따른 경제 활성화 방안, 연금 금융 노동 공공기관 등 4대 부문 구조개혁 방안 등에서도 설명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비선 실세 의혹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박대통령의 입장을 직접 밝힌다는 점에서 신년 정국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CBS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신년 기자회견 실황을 라디오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