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쓱한 김선형 "무조건 덩크였는데 다리가 풀려서…"

2년 연속 올스타전 MVP 등극

'형, 저는 아직 젊잖아요' 주니어 드림팀 김선형(왼쪽)이 11일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시니어 매직팀 양동근을 제치고 드리블을 하고 있다.(잠실=KBL)
'2014-2015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린 1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올해는 시니어매직과 주니어 드림, 두 팀으로 나뉘어 열전이 펼쳐졌다. 1988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전에 태어난 선배들과 이후 태어난 젊은 피들의 맞대결이었다.

전날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AG) 주역들과 한국프로농구(KBL) 선발팀의 경기도 열렸다. 그에 앞서 역대 AG 금메달리스트와 연예인 연합팀의 이벤트 경기도 펼쳐졌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신선하고 재미 있는 발상이었다는 의견과 여전히 경기가 느슨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비단 KBL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여느 종목을 막론하고 올스타전은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까닭에 긴장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선수들도 이를 인정한다. 베테랑 가드 시니어 매직의 양동근(모비스)은 경기 전 "다른 팀 선수들이 모인 것이라 호흡을 맞춰볼 시간이 없어 유기적인 플레이가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승부에 집착하다 부상을 당하거나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면서 "때문에 다른 볼거리를 보여드리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화려한 개인기의 대명사 주니어 드림의 김선형(SK) 역시 마찬가지다. 김선형은 "올스타전은 팽팽한 승부가 나오기 어렵다"면서 "그래서 덩크와 앱리웁 등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플레이를 하려고 선수들과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설마 밟고 뛰는 건 아니지?' 전자랜드 정효근이 11일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kt 이재도를 넘어 덩크를 꽂고 있다.(잠실=KBL)
이날 역시 피 말리는 접전은 없었다. 그러나 볼 만한 장면들은 충분했다. 1쿼터 막판 시니어 매직 조성민(kt)은 2점도 어렵다는 더블클러치를 3점슛으로 장식했다. 공격 시간이 임박하자 라인 밖에서 점프한 뒤 상대 수비를 피해 한번 공을 젖힌 뒤 넣었다. 그림처럼 빨려간 슛은 버저비터가 돼 짜릿함을 더했다.

여기에 양동근과 문태영(모비스)은 1쿼터 종료 뒤 마스코트들과 함께 트위스트 춤을 추면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김선형 역시 팬과 함께 인기 걸그롭 EXID의 춤을 추며 웃음을 자아냈다.

2쿼터에는 김선형이 예의 환상적인 더블클러치를 잇따라 성공시켰다. 주니어 드림의 애런 헤인즈(SK)는 2쿼터 막판 플로터 버저비터를 꽂았다. 1쿼터 뒤 휴식 시간과 하프타임에는 3점슛과 덩크슛 콘테스트, EXID의 실제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도 열렸다.

3쿼터에는 양동근과 조성민이 상대 리카르도 라틀리프(모비스)를 더블팀 수비로 잡아낸 뒤 속공까지 성공시켰다. 양동근이 라틀리프를 잡아끌면서 조성민의 무주공산 레이업슛을 이끌었다. 4쿼터에도 김선형은 라틀리프와 앨리웁을 합작했고, 막판 가로채기에 이어 질풍같은 속공으로 9328명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승리팀은 한창 뛰어다닐 나이인 주니어 드림이었다. 선배들을 105-101로 이겼다. 16점 6도움을 올린 김선형이 기자단 투표에서 63표 중 39표로 MVP에 올랐다. 라틀리프는 양 팀 최다 29점에 역대 올스타전 최다 23리바운드를 올렸지만 아쉬움을 남겼다.

'이게 바로 플래시' 주니어 드림팀 김선형이 11일 올스타전에서 상대 공을 가로챈 뒤 질풍처럼 드리블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인 덩크로는 연결되지 못했다.(잠실=KBL)
경기 후 김선형은 "선수들과 멋있는 플레이를 하자고 했는데 신인급들이 많아 처음에는 잘 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그래도 된 것 같다"면서 "라틀리프가 잘 했는데 미안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4쿼터 속공 상황에 대해서는 "무조건 덩크라고 생각했는데 어제 너무 무리했는지 다리가 풀려서 못했다"고 웃었다. 김선형은 전날 아시안게임 대표로 KBL 선발팀과 올스타전을 치렀다. 여기서 김선형은 덩크와 더블클러치 등 23점을 몰아쳤다.

올스타 휴식기를 치른 KBL은 오는 13일 삼성-모비스, kt-KCC의 경기로 후반기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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